이건희 삼성그룹회장은 6일 "삼성그룹에서 중앙일보를 분리시키겠다는
당초 약속엔 변함이 없다"며 "그러나 분리 일정은 연말 정도가 되야
구체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IOC위원으로 피선된 것을 계기로 그룹 경영에서 손을 떼느냐는
질문엔 "처음 듣는 얘기"라고 부인했다.

지난달 미국 애틀랜타에서 열린 IOC총회에서 새로운 IOC위원으로
피선된 이회장은 이날 삼성그룹 전용기편으로 김포공항에 도착해 이같이
밝혔다.

이회장이 이날 애틀랜타에서 타고 온 비행기는 삼성전자 미주본사가
소유하고 있는 그룹 전용기로 지난해 프랑스 다소사가 제작한 12인승
경비행기(펠콘 900)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회장은 애틀란타 올림픽 폐막식에 참석한 후 부인 홍나희씨와 함께
미국을 출발, 일본 치도세를 거쳐 서울에 도착했다.

다음은 이건희회장과의 일문일답.


-IOC위원으로 선임된 후 경영에서 손을 뗀다는 소리가 있는 데 사실인가.

"처음 듣는 얘기다.

무슨말인가"

-앞으로 그룹 경영과 IOC위원중 어느쪽에 더 비중을 둘 생각인가.

"사안에 따라 다를 것이다.

찾아보면 이쪽이 더 많을 수도 있고 저쪽이 더 많을 때도 있다".

-IOC위원으로서의 계획은.

"아직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지 않았다"

-지난 94년 중앙일보를 삼성그룹에서 분리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아직
유효한가.

"유효하든 안하든 삼성이 언제 약속을 안 지킨 적 있는가"

-반도체 경기등이 나빠 전자 등 계열사 경영이 좋지 못한데 처방을 갖고
있나.

"처방보다는 경영이 어려울 수록 단결해서 열심히 일해야 하지
않겠나"

-국내에서 중앙일보때문에 시끄러웠는데 알고 있었나.

"대충 알고 있었다.

자세히 보고받지는 못했다"

< 이의철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