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표준화전쟁 시대'(3)..인터넷 검색SW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인터넷은 PC의 사용환경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이제 네트워크환경에 접목되지 않는 PC라면 구닥다리 취급을 받고
있다.
이와함께 컴퓨터시장의 "윈텔" 지배체제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컴퓨터시장은 크게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두축으로 나뉘어 각각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와, 인텔의 MPU(초소형연산처리장치)가 아성을
구축했으나 "인터넷 소프트웨어"라는 새로운 각축장이 생긴 것이다.
그 중에서도 기본정보검색장치인 브라우저 소프트웨어시장은 인터넷
사용자들의 증가로 황금어장이 되고 있다.
이 시장에서는 미국의 넷스케이프커뮤니케이션이 불과 2년여만에
주도권을 완전 장악했다.
시장장악의 비결은 표준획득.
넷스케이프는 94년 7월 실리콘 그래픽스의 창업자인 짐 클라크의
자본과 미일리노이대 출신 컴퓨터엔지니어 마크 안데르센의 두뇌가
결합해 탄생한 기업이다.
마크 안데르센은 대학재학시절 동료들과 함께 "모자이크"라는
브라우저를 개발했다.
이 브라우저의 처리속도를 한단계 높이고 일반 PC사용자들이 쓰기
쉽게 개조한 제품이 바로 넷스케이프에 황금알을 낳아준 "넷스케이프
네비게이터"이다.
네비게이터는 96년 7월말 현재까지 전세계에 4천여만개가 보급돼
인터넷브라우저시장을 거의 석권했다.
인터넷 사용자 10명중 8명이 네비게이터를 통해 웹정보 바다를
항해하고 있다는게 시장조사회사들의 추정이다.
이쯤되면 네비게이터는 인터넷 브라우저의 사실상 표준이다.
네비게이터의 표준화과정은 다른 표준제품들과 큰 차이가 있다.
그래서 네비게이터는 제품 자체의 기능이나 시장지배력 보다
새로운 표준화공식을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을 받는다.
그 공식이란 아직 제품의 성능이 완전히 검증되지 않는 상태에서
소비자들에게 무료, 또는 저가로 대량 보급한 다음 시장의 요구대로
제품을 조금씩 개선해나가면서 표준지위를 획득한다는 것이다.
넷스케이프는 94년 7월부터 인터넷을 통해 개발초기에 있는
네비게이터를 무료로 보급하기 시작했다.
인터넷으로 제품을 보급하기 때문에 넷스케이프는 개발비용만
부담했다.
네비게이터가 기종이나 성능을 가리지 않고 어떤 PC에서도 설치.
구동될 수 있는데다 당시로서는 특별한 경쟁제품이 없어 네비게이터는
빠른 속도로 시장에 깔렸다.
94년 11월 넷스케이프는 네비게이터의 최종판을 완성뒤 유료화
방침을 발표했다.
대부분의 인터넷 사용자들이 네비게이터에 길들여져 있을 때였다.
넷스케이프는 그러나 개당 50달러선을 넘지 않은 선에서 초기에는
기업고객에게만 돈을 받는 전략으로 유료화의 충격을 최소화했다.
이후 네비게이터의 기능을 조금씩 보강해 나가면서 유료화범위를
넓혀갔다.
넷스케이프는 사실 브라우저시장 보다 인터넷정보공급기에 해당하는
서버용 소프트웨어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었다.
넷스케이프는 "SSL(안전소켓층)"이라 불리는 암호기능을 네비게이터에
내장시켜 자사소프트웨어만 이 암호를 해독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때문에 인터넷상에 정보를 공급하려면 넷스케이프의 서버용소프트
웨어나 넷스케이프에 로열티를 지급하는 소프트웨어만 사용할 수 밖에
없다.
수요자용 소프트웨어시장을 물불가리지 않고 장악한 다음 이익은
공급자용 소프트웨어시장을 통해 얻은 셈이다.
브라우저는 서버시장공략을 위한 수단에 불과했다.
넷스케이프의 이같은 표준화전략은 요즘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들에게
부푼꿈을 심어주고 있다.
제1의 넷스케이프를 꿈꾸는 신생업체들은 미래의 표준을 겨냥한
새로운 소프트웨어들을 인터넷상에 쏟아붓고 있다.
넷스케이프로서는 새로운 도전자가 그 만큼 늘어난 것이다.
또 작년말부터는 마이크로소프트가 브라우저시장의 단일표준을
도저히 허용할 수 없다며 무섭게 추격하고 있어 넷스케이프에 비상이
걸렸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해 8월 윈도95와 함께 "익스플로러"라는
브라우저를 발표, 넷스케이프에 정면 도전을 선언한뒤 넷스케이프의
무료화전략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지난 7월초에는 기본운영체제와 네트워킹 소프프웨어기능을 통합한
"액티브X" 기술을 공개해 운영체제시장에 약한 넷스케이프를 바싹
긴장시켰다.
브라우저시장의 표준이 운영체제표준으로 흡수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넷스케이프도 이에맞서 동화상 및 음성정보 구현능력을 대폭 보강한
"네비게이터3.0"버전을 곧 공개할 예정이다.
당초 연말에 발표하려던 계획을 마이크로소프트가 8월중에
"익스플로러3.0"을 내놓기로 하자 급히 일정을 앞당긴 것이다.
브라우저시장을 둘러싼 표준화전쟁은 이제 2라운드로 접어들고 있다.
< 박순빈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7일자).
이제 네트워크환경에 접목되지 않는 PC라면 구닥다리 취급을 받고
있다.
이와함께 컴퓨터시장의 "윈텔" 지배체제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컴퓨터시장은 크게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두축으로 나뉘어 각각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와, 인텔의 MPU(초소형연산처리장치)가 아성을
구축했으나 "인터넷 소프트웨어"라는 새로운 각축장이 생긴 것이다.
그 중에서도 기본정보검색장치인 브라우저 소프트웨어시장은 인터넷
사용자들의 증가로 황금어장이 되고 있다.
이 시장에서는 미국의 넷스케이프커뮤니케이션이 불과 2년여만에
주도권을 완전 장악했다.
시장장악의 비결은 표준획득.
넷스케이프는 94년 7월 실리콘 그래픽스의 창업자인 짐 클라크의
자본과 미일리노이대 출신 컴퓨터엔지니어 마크 안데르센의 두뇌가
결합해 탄생한 기업이다.
마크 안데르센은 대학재학시절 동료들과 함께 "모자이크"라는
브라우저를 개발했다.
이 브라우저의 처리속도를 한단계 높이고 일반 PC사용자들이 쓰기
쉽게 개조한 제품이 바로 넷스케이프에 황금알을 낳아준 "넷스케이프
네비게이터"이다.
네비게이터는 96년 7월말 현재까지 전세계에 4천여만개가 보급돼
인터넷브라우저시장을 거의 석권했다.
인터넷 사용자 10명중 8명이 네비게이터를 통해 웹정보 바다를
항해하고 있다는게 시장조사회사들의 추정이다.
이쯤되면 네비게이터는 인터넷 브라우저의 사실상 표준이다.
네비게이터의 표준화과정은 다른 표준제품들과 큰 차이가 있다.
그래서 네비게이터는 제품 자체의 기능이나 시장지배력 보다
새로운 표준화공식을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을 받는다.
그 공식이란 아직 제품의 성능이 완전히 검증되지 않는 상태에서
소비자들에게 무료, 또는 저가로 대량 보급한 다음 시장의 요구대로
제품을 조금씩 개선해나가면서 표준지위를 획득한다는 것이다.
넷스케이프는 94년 7월부터 인터넷을 통해 개발초기에 있는
네비게이터를 무료로 보급하기 시작했다.
인터넷으로 제품을 보급하기 때문에 넷스케이프는 개발비용만
부담했다.
네비게이터가 기종이나 성능을 가리지 않고 어떤 PC에서도 설치.
구동될 수 있는데다 당시로서는 특별한 경쟁제품이 없어 네비게이터는
빠른 속도로 시장에 깔렸다.
94년 11월 넷스케이프는 네비게이터의 최종판을 완성뒤 유료화
방침을 발표했다.
대부분의 인터넷 사용자들이 네비게이터에 길들여져 있을 때였다.
넷스케이프는 그러나 개당 50달러선을 넘지 않은 선에서 초기에는
기업고객에게만 돈을 받는 전략으로 유료화의 충격을 최소화했다.
이후 네비게이터의 기능을 조금씩 보강해 나가면서 유료화범위를
넓혀갔다.
넷스케이프는 사실 브라우저시장 보다 인터넷정보공급기에 해당하는
서버용 소프트웨어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었다.
넷스케이프는 "SSL(안전소켓층)"이라 불리는 암호기능을 네비게이터에
내장시켜 자사소프트웨어만 이 암호를 해독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때문에 인터넷상에 정보를 공급하려면 넷스케이프의 서버용소프트
웨어나 넷스케이프에 로열티를 지급하는 소프트웨어만 사용할 수 밖에
없다.
수요자용 소프트웨어시장을 물불가리지 않고 장악한 다음 이익은
공급자용 소프트웨어시장을 통해 얻은 셈이다.
브라우저는 서버시장공략을 위한 수단에 불과했다.
넷스케이프의 이같은 표준화전략은 요즘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들에게
부푼꿈을 심어주고 있다.
제1의 넷스케이프를 꿈꾸는 신생업체들은 미래의 표준을 겨냥한
새로운 소프트웨어들을 인터넷상에 쏟아붓고 있다.
넷스케이프로서는 새로운 도전자가 그 만큼 늘어난 것이다.
또 작년말부터는 마이크로소프트가 브라우저시장의 단일표준을
도저히 허용할 수 없다며 무섭게 추격하고 있어 넷스케이프에 비상이
걸렸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해 8월 윈도95와 함께 "익스플로러"라는
브라우저를 발표, 넷스케이프에 정면 도전을 선언한뒤 넷스케이프의
무료화전략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지난 7월초에는 기본운영체제와 네트워킹 소프프웨어기능을 통합한
"액티브X" 기술을 공개해 운영체제시장에 약한 넷스케이프를 바싹
긴장시켰다.
브라우저시장의 표준이 운영체제표준으로 흡수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넷스케이프도 이에맞서 동화상 및 음성정보 구현능력을 대폭 보강한
"네비게이터3.0"버전을 곧 공개할 예정이다.
당초 연말에 발표하려던 계획을 마이크로소프트가 8월중에
"익스플로러3.0"을 내놓기로 하자 급히 일정을 앞당긴 것이다.
브라우저시장을 둘러싼 표준화전쟁은 이제 2라운드로 접어들고 있다.
< 박순빈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