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열린 교육행정을 펴나가겠습니다.

이를 위해 교육감실을 개방해 누구나 허심탄회하게 교육행정을 토론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민선 제2대 서울시 교육감에 당선된 유인종 교육위원 (64.고려대
교수)은 7일 기자간담회에서 "일선 교육현장과 지방교육청에 최대한
자율을 주는 대신 반드시 그에대한 책임도 물을 생각"이라며 "이를 위해
장학기능과 감사기능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그동안 교육위원회와 교육청간의 협조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하는 등거리감이 있었던 것이 사실인 만큼 보다 조화로운 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서울교육의 최대현안 가운데 하나라고
할 수 있는 국제고 설립 문제도 교육위원회에서 공론화한 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유당선자는 또 "혈연.지연.인맥을 고집하는 틀을 깨고 능력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발탁하는 등 인사행정의 쇄신도 꾀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고교간의 학력격차문제에 대해서는
"학교간의 격차를 인정할 수 없다"며 "우수학생의 구제는 한 학교내에서
교육방법과 질을 통해 해결해야 할 것"이라며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초등학교 조기영어교육과 관련,"자유로운 놀이활동을 통해
창의로운 생각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야할 어린학생들에게 조기
외국어교육을 실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현직 교사들에게
단지 1백20시간의 영어연수를 한 것만으로 학생들을 가르치게 하겠다는
것도 무리"라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유교육감은 또 보충수업에 대해서는 "보충수업이라는 것은 학교수업을
제대로 소화해내지 못한 학생들을 위한 것"이라며 "현재 입시를 위해
학교현장에서 실시되고 있는 보충수업을 폐지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감 선출제도에 대해 유당선자는 "이중간선제를 통해 선출된
교육위원이 교황선출방식으로 뽑는 현행 교육감제도는 여러측면에서
부작용을 낳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앞으로는 후보등록제 등 다양한
형태로의 제도개선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교육감은 일선학교 경험이 짧다는 교육계 일각의 지적을 의식한 듯
"원래 고교 영어교사로 출발했으나 제자들의 폭력사건이 계기가 돼
교육학을 전공, 대학교수가 됐다"며 "그동안 9년간의 교육위원 생활 등을
통해 보통교육의 행정을 충분히 공부한 만큼 업무수행에 어려움은 없을 것"
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복직 교사 등 전교조문제에 대해서는 "전향적으로 검토할 생각"
이라고 덧붙였다.

중앙대 영문학과와 미국 노스 캐롤라이나대학원을 졸업한 그는 중앙대
교수 (교육학과)인 이재우씨(59)와 사이에 1녀3남을 두고 있다.

< 임상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