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을 있는 그대로 보여드리겠습니다"

북한 귀순자들로만 구성된 극단오마니 (대표 김화철)가 광복절에 맞춰
창단 공연을 마련, 주목을 끌고 있다.

북한사람들의 삶을 거짓없이 보여주고 통일의 염원을 담은 연극
"코리랑"을 15일~9월30일 강강술래소극장에서 공연하는 것.

극단오마니는 북한군선전대에서 작가겸 연출가로 활동했던 정성산씨를
중심으로 94~95년 귀순한 인사 10여명이 모인 단체.

지난 6월17일 이북5도청에서 실향민과 언론의 비상한 관심과 격려속에
공식 출범했다.

"잘못 알려진 북한의 풍습과 세태, 도덕관의 실제모습을 연극이라는
매체를 통해 전달하겠다"고 공표한 이들이 2달 가까이 맹연습, 광복절인
15일 막을 올리는 작품은 "코리랑"."품바"의 작가 김시라씨가 희곡을 쓰고
권호성 정성산씨가 공동 연출했다.

"코리랑"은 작품의 주제인 한민족의 동질성을 부각시키기 위해
코리아와 아리랑을 합성한 말.

극은 크게 세가지 이야기로 구성돼 있다.

첫번째는 미국 일본 중국 구소련 국기가 새겨진 우산을 든 인물들이
한쌍의 연인을 현혹시켜 갈라놓지만 결국 서로를 이해하고 일으켜 세우는
것은 연인들 당사자라는 줄거리.

분단의 원인과 극복방법을 상징적으로 표현한다.

두번째는 귀순자들이 기자회견을 갖는 형식으로 진행, 관객들의 자유로운
참여를 유도한다.

중간중간에 북한의 세태와 풍속을 콩트식으로 보여준다.

마지막 이야기는 북한을 탈출,위조중국 국적을 취득한 후 한국에
귀순했다가 외교적 마찰때문에 중국으로 추방되는 한 귀순자의 기구한
운명을 그렸다.

정성산씨는 "지금까지 남.북한 정서의 차이에 대해서만 주로 논의돼온데
반해 이 작품에서는 한민족의 동질성에 초점을 맞췄다"며 "다소 무거운
주제를 희극적 요소를 삽입, 재미있고 코믹하게 풀어가겠다"고 말했다.

이상윤 오명선 김광욱 김승철 황정국 등 귀순자들과 박현정 오지나 등
신인배우들이 출연한다.

아직 표준말이 서툰 귀순자들의 부족한 연기력과 자칫 "우리의 소원은
통일"식의 설교조로 빠지기 쉬운 주제를 극복하고 작품의 완성도를 얼마나
높일 수 있느냐가 관건.

김화철 대표는 "앞으로 꾸준한 작품활동을 통해 극단오마니가
귀순자들의 긍정적이고 올바른 정착에 도움이 되는 문화단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문의 747-7492

< 송태형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