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이 인도적 차원에서 이라크의 제한적인 석유수출을 허용한 것에
대해 그동안 반대입장을 고수하던 미국이 유엔과의 협상을 사실상
타결지음에 따라 조만간 이라크의 석유수출 길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니컬러스 번스 미국무부 대변인은 6일 민수용 식품과 의약품 구입을
위해 6개월간 20억달러의 석유수출을 이라크에 허용한 유엔결의안
9백86호와 관련, 이라크가 쟁점사항이었던 이행감시단 인원 확대안을
수용함에 따라 협상이 타결 단계에 들어섰다고 말했다.

번스 대변인은 협상이 순탄하게 진행되지는 않았지만 꾸준한 진전을
이룩한 결과 현재 결의안의 구체적인 문구조정 등 약간의 기술적인
문제들만 남겨둔 상태여서 조만간 최종타결이 기대된다면서 마무리될
경우 미국은 유엔안보리 투표에서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은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석유수출로 다시 부를 축적하지
못하도록하기 위해 이번 제한적 수출허용 조치를 감시할 감시단원의
수를 당초 방침 보다 늘려야한다면서 지난주 이 결의안의 유엔 통과를
차단했었다.

한편 터키는 이날 유엔의 대이라크 제재조치로 큰 피해를 입고
있다면서 이번유엔의 제한적인 석유수출 허용조치와 관계없이 식료품과
의약품 수출대가로 이라크원유를 수입할 수 있도록 예외적인 지위를
인정해 달라고 유엔 제재위원회에 정식 요청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