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의 아주중학교에서 물상을 가르치는 제귀연씨(25).

96년 3월1일 발령받아 1학기를 마친 햇병아리교사다.

교직생활은 단순반복적인 것이라는 선입견 때문에 연구직을 고려했던
그가 생각을 바꾼 것은 교생실습때.

"수업이란 단순한 지식전달이 아니라 학생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끊임없이 역동적인 시간을 만들어가는 것임을 알았습니다.

수업계획 작성부터 학급의 특성에 따라 내용에 변화를 주는 것까지
창의력을 필요로 하죠.

그만큼 재미와 보람을 느낄 수 있습니다"

94년 6월부터 준비해 그해 12월 실시된 교사임용고시에 응시,
합격했지만 96년초에 발령이 났다.

"시험과목이 전공과 교육학뿐이라 별 부담이 없었고 공부를 더할
생각에 대학원 준비도 했어요.

고질적인 적체로 발령이 늦어지리라 예상했습니다"

94년 8월 서울대사대 지구과학교육과를 졸업하고 95년 대학원에 입학,
현재 졸업논문준비에 한창이다.

올해는 교직과 대학원공부를 병행중인 셈.

"교직은 자기시간을 비교적 많이 가질 수 있어 좋습니다.

수업이 끝나는 오후 4시30분께면 퇴근하죠"

그가 근무하는 아주중학교에는 여교사가 더 많다.

자연히 여성에 대한 불평등한 대우는 거의 없다고.

고참이라도 신참을 하대하지 않고 동등한 교사로서 존중해주는 풍토도
교사사회가 다른 조직과 구별되는 점이라고 말한다.

"전체 학생을 수업에 끌어들이기가 어렵습니다.

하루 3~4시간씩 서서 가르치는 일도 만만치 않고요"

오는 10월 결혼을 앞둔 그는 "좋은 교사"가 되기 위해 대학원을 마친
뒤에도 부족하다 싶은 교육과정과 교육방법론에 대해 계속 공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송태형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