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자에게 가장 위험한 것은 무관심입니다.

실력있고 잘 가르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학생들을 진심으로
사랑해야 합니다.

어떤 학생도 소홀히 여기지 않고 관심과 애정을 갖는 태도야말로
교사가 갖춰야 할 첫번째 덕목이지요"

43년째 교직에 몸담고 있는 김용완 경기여고 교장(64)은 자신의 선택에
대해 한번도 후회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교직을 천직으로 여겼고 학생들을 돌보고 가르치는 것 자체가 좋았다고.

교육자 집안에서 태어나 경기여고 (51년)와 공주사대 국어교육과를
나온 김교장은 수도여고에서 교편생활을 시작, 평교사로 오랜 세월을
보냈다.

"저희 세대와 지금 세대와는 학생들을 사랑하는 방법에서 차이가
납니다.

우리가 학생들을 친자식이나 동생처럼 생각했다면 요즘 교사들은
친구처럼 대하는 것 같아요"

학생들과 허물없이 지내는 것은 좋지만 선생으로서의 품위는 지켜야
한다고 김교장은 주장한다.

너무 분방한 태도는 요즘 학생들이 예전 만큼 선생을 존경하지 않는
이유중 하나일 수 있다는 것.

또 그의 세대가 엄숙하고 책임감이 강하고 직장의식이 뚜렷했다면
젊은교사들은 자유롭고 자기 의견을 거리낌없이 개진하는 것같다고.

"평교사에서 여성의 비중이 전보다 크게 늘어났지만 교감 교장같은
상위직과 관리 행정분야에서의 비율은 미미한 수준입니다.

남녀차별없이 이같은 분야로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동등하게 부여해야
합니다"

김교장은 또한 여성도 일단 일터에 나오면 남성과 동등하게 경쟁하려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가정때문에" 혹은 "여자니까"하며 뒤로 물러나서는 안된다는 것.

김교장은 25세때 결혼, 가정을 가진 뒤에도 직장생활에 혼신의 힘을
다했기 때문에 오늘의 위치에 오를 수 있었다고 말한다.

정년퇴임을 1년1개월 앞둔 김교장은 "모교에서 마지막 교직생활을
하게 돼 행복하다"며 "퇴임후에는 사회봉사활동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 송태형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