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동적이고 지적인 직원들을 명령의 사슬로부터 자유롭게 하라.

겸손하고 또 겸손하라.

미 투자회사 베어 스티어른스사의 앨런 그린베르그 회장이 자신의
이같은 기업관리 원칙을 한데 모아 "회장이 보내는 메모" (워크맨프레싱
간 14.95달러 원제 : Memos from the Chairman)를 펴냈다.

그린베르그 회장이 주위사람들과 임직원을 자극하고 고무시키기 위해
써온 메모가 미금융가를 중심으로 적지 않은 반향을 불러일으키자
그 내용을 묶어 한권의 단행본으로 엮어낸 것.

저명한 펀드매니저 워렌 버펫이 서문에서 지적한대로 이 책은
베어 스티어른스사를 세계에서 가장 수익률이 높은 투자회사로 만든
최고경영자의 지혜가 짤막짤막한 글속에 녹아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일반적인 예절은 물론 전화매너 변화 주기와 트렌드등에 관한 세세하고
치밀한 메모는 그가 왜 그토록 오랜기간동안 종이쪽지와 그것을 꽂을
클립에 집착해 왔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는 평이다.

저자가 최고경영자로 부임한 1978년부터 88년까지의 메모를 담은
1장에서는 새롭게 회사를 일으켜가는 과정의 열정을 드러내주며,
88~91년의 메모기록인 2장은 극심한 침체속에서 위기를 타개해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95년까지의 메모를 모은 3장에서는 21세기를 앞두고 엄청난
속도로 도약하는 베어 스티어른스사의 경영과 관련된 이야기들을 그리고
있다.

다음은 94년 10월25일 저자가 회사내 고위관리층에 보낸 메모의 일부.

"얼마전 가치이동 (Value Migration)에 대해 소개한 책자를 보았다.

처음엔 조류관찰에 대한 내용인 줄 알았으나 밸류 (Value)라는 새 이름을
들어 본 적이 없어 이상했다.

나중에 새로운 경영흐름을 다룬 것임을 알고 무척 부끄러웠다.

우리 모두 새로운 현상과 용어를 이해하는데 힘쓰도록 하자"

< 김수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