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납량물"

한여름 잠못드는 밤, 인터넷 호러(Horror) 사이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

섭씨 37~38도를 넘나드는 열대야.

더위에 단잠을 설친 한밤의 사이버족들이 인터넷 "호러(horror) 사이트"로
속속 몰려들고 있다.

으스스한 납량물을 보며 잠못드는 밤을 식혀보기 위해서다.

사이버 피서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은 <>유령 <>공포영화 <>끔찍한
질병 <>바이러스 <>갖가지 사고기록 등을 모아놓은 사이트들.

이 사이트들은 보통 홈페이지 정면에 큼직하고도 끔찍한 사진들을 올려
놓고 있어 더위를 식히려는 네티즌들을 흡족하게(?) 하고 있다.

이외에도 평소 궁금증을 갖고 있을만한 UFO(미확인비행물체)나 식인종,
아프리카원주민들의 끔찍한 성인식 장면을 담은 오지탐험이야기,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공상영화 "X-파일"에 관한 사이트 등도 더위를 식힐만한
사이트로 꼽히고 있다.

납량물로 가장 인기있는 종목은 뭐니뭐니해도 사람의 피를 빨아먹고 사는
드라큘라나 뱀파이어 등에 대한 이야기다.

우리들에게는 이미 "전설의 고향"을 통해 익숙한 "내다리 내놔"시리즈도
인기다.

이외에도 나우누리에서 이달초부터 여름철 납량특집으로 제공하고 있는
"호러특집(http://www.nowcom.co.kr/puzzle)"에 접속하면 헬레이저 캣피플
스피시즈 더 블럽(얼룩) 등 공포영화 15여편이 기다리고 있다.

나우누리는 이달 16일부터는 심령과학이나 영혼문제에 관한 특집을 마련할
계획이다.

"공포영화시리즈" 이외에도 납량물로는 "밥맛없는(Tasteless) 사이트"들이
있다.

검색엔진을 이용 "Tasteless"를 입력하면 보기 흉하고 징그러운 모습들을
담은 사이트들이 소개된다.

사고로 처참하게 일그러진 모습의 주검도 있고 해부장면을 그려놓은
사진도 있다.

이외에도 정말 밥맛을 일시에 거둬가는 재미없는 조크와 소설 등도 있다.

요사이 가장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공상영화 "X-파일"에 관한 사이트도
눈길을 끌고 있다.

30년만에 한번씩 깨어나는 냉동인간은 5명의 간을 먹어야 긴 잠을 잘수
있다든가 6피트나 되는 인간형상의 하수구벌레와의 일전을 그린 이야기들이
화상과 함께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그러나 이 홈페이지에는 볼펜 모자 등 기념품 판매광고가 버젓이 입구를
막고 있어 자칫 더위를 식히러 갔다가 도리어 열을 받을 염려도 있다.

"UFO사이트"도 권할 만한 피서지.

고대 중국 수묵화나 유럽의 교회벽화에 그려진 UFO의 모습, 암스트롱의
헬멧에 비친 수킬로미터에 달하는 달의 인공구조물, 외계인을 해부하는
장면 등이 사이버피서객들에게 끊임없는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함께 국내 PC통신사업자들도 "공포문학동호회" 등 동아리모임 등을
찾아다니며 여름나기에 한창이다.

나우콤은 여름특집으로 게시판에 "불가사의"나 "SF & 판타시" 등 고정란을
마련하고 공포문학동호회와 같은 기존 활동팀들을 특집란전면에 배치하는
등 납량물 위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 박수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