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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를 맞아 전세계적으로 경제및 경영환경이 급속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

초일류기업을 지향하는 기업경영자들은 변화무쌍한 경영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새로운 경영패러다임과 경영혁신으로 무장해야 할 때다.

한국경제신문은 이런 맥락에서 국내외 기업경영자들과 석학들을 초청,
5일부터 9일까지 미국 알래스카에서 "96하계 알래스카 경영자포럼"을
개최했다.

우리경제의 현주소와 경영환경을 짚어보는 동시에 세계경제및 기업경영
흐름의 본질을 파악하고 우리기업들의 대응전략을 모색하는 한마당이었다.

"96하계 알래스카 경영자포럼"에 참가한 국내외 민.관.학계 및
초청인사들의 강연내용을 요약정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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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부터 국내외 경제환경은 이동의 시대, 배반의 시대, 변화의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공산품뿐만 아니라 농산물 서비스 등 생산물 시장에서 국경이 사라지는
속도는 빨라지고 이제는 노동력 자금 기술등 생산요소 시장에서도 국경의
장벽은 별 의미를 갖지 못한다.

사람은 물론 기업마저 쉽게 국경을 넘나들고 있어 각국의 산업구조도
조정의 홍역을 피할 길은 없다.

이 모든게 다국적기업들과 선진국지배의 국제 기구들이 주축이 돼
일으키는 대변혁이다.

여기에다 각국의 인구구조 취업구조 도시구조 거주양식마저 상호교류와
의료기술의 발달에 힘입어 크게 변하니 소비자시장은 이미 옛 모습이
아니다.

또 정보통신과 생명공학 신물질의 발달, 복합기술의 전개 등은 제품의
수명을 크게 단축시키면서 비용이나 품질측면에서 경쟁조건을 완전히
바꾸는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투자 리스크는 극히 크면서 소비자의 다양한 욕구는 끝이 없어 시장에서의
경쟁서열은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고 있다.

이같은 경영환경변화에서 한국기업들이 품안에 안기고 싶어하는 한국경제는
과연 기업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겠는가.

대부분의 시장에서 치열한 국제경쟁으로 가격파괴는 진행되는데 한국에서의
생산성과 사회적 효율성향상은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렵다.

개방이 확대될수록 금리 환율 주가 등의 변동폭은 커지고 부품 자본재 소재
기술 등의 대외의존도는 줄어들지 않고 있어 영업이익의 안정을 기대하는게
애초부터 무리다.

우리경제 내부 경제주체끼리의 단합가능성이 커 외부의 쇼크를 분산시킬
가능성이라도 있으면 다행이나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이같은 상황에서 탈출구라도 있으면 문제될게 없다.

눈에 보이는 탈출구라고는 노동시장의 탄력화, 금융산업의 경영혁신,
SOC민자유치촉진, 공기업민영화, 중소기업과 영세상인 등 경제적 약자들의
변신지원, 정부의 생산성제고와 규제완화 등인데 어느것 하나 정치적 위험을
무릅쓰지 않고는 해결될 수 없다.

더구나 내년부터 자본자유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됨으로써 생겨날 원화절상및
인플레 방지나 다른 거품경제 방지책으로서 재정흑자가 절실히 요청되지만
대통령선거를 치르는 해에 생활의 질을 향상시키라는 정치적 압력을
무시하길 기대한다면 너무 순진하다.

그러나 국제경제환경이 갑자기 좋아지는 등 상황진전이 없는한 이런
제반문제가 빨리 해결돼 주지 않으면 결국 얼마 가지않아 기업들의 대량
도산, 산업공동화, 대량 실업의 길로 들어설게 뻔하다.

이를 막는 길은 새로운 산업(생산적 서비스.부품.신소재.자본재)의
확장속도를 빨리하는게 첩경이다.

물론 여기에는 우리사회가 창의성 존중, 다양성의 허용, 우수인력의
벤처비즈니스선호 등 변혁의지를 내보일 것이라는 비현실적 전제가 따라
붙는다.

그렇다면 다른 방법은 없는가.

기업경영자들이 이것을 찾아내야 한다.

첫째는 산업차원에서의 주요변수를 챙겨보고 이에 걸맞은 사업분야를
선택하는 일이다.

새로운 사업이 어떤 것이라야 의미있는 것인지, 규모의 경제보다 더 큰
경제는 없는지, 유통과 물류의 중요성 등을 다시 살펴야 한다.

둘째는 경영과제와 목표를 재정립해야 한다.

낮아지는 마진율과 투자기회가 높아지는 위험속에서 살아남으려면 어디서
영업기회를 찾을까, 나는 왜 이 사업을 하는가, 남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
등을 자문해야 한다.

셋째 새로운 경영전략은 역시 국제화 정보화 핵심경쟁력확보 무형자산의
활용 등이며 특히 경영은 과학이라기 보다는 예술임을 인식해야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