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포도주색 남자에 주목하라"

"아니, 이렇게 붉은색 정장을 남자들이 입을까"

"여자옷보다 색깔이 더 예쁘네"라는 탄성을 자아내는 자주 벽돌색
짙은오렌지 등 다양한 색상의 추동 남성복이 등장, 눈길을 끌고 있다.

이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이 적포도주색.

올가을 여성복에서 주류를 이루는 이색이 남성복에서도 단연 돋보인다.

남성복의 이같은 변화는 남성들의 패션감각 상승은 물론 남성복과
여성복의 구분이 줄어드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또 올가을 남녀의상의 대표적인 경향이 "보다 부드럽고 깊게"인
점과도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색상에 있어 가장 대담한 시도를 보이는 곳은 캐릭터정장브랜드.

"이신우 옴므" "프랑소와즈 옴므" "카루소" 등 디자이너브랜드는
이미 3~4년전부터 분홍 자주색 등 "여성적인 색상"을 사용해왔다.

그러나 종래에는 셔츠 조끼 등 코디네이트용의 단품에 한정돼있던
것이 사실.

그에 비해 올가을엔 재킷과 바지등 정장겉옷까지 이처럼 대담한 색을
사용, 남성패션의 변화를 실감케하고 있다.

"이신우옴므"에서는 레이온 마 혼방의 자주색광택셔츠와 연분홍
모 레이온 혼방수트를 내놓았다.

"프랑소와즈옴므"의 연한 자주색 체크무늬수트도 돋보이는 제품.

대규모 내셔널브랜드에서는 수트한벌보다는 재킷과 조끼 등 상의만
붉은 계열로 내놓은 것이 특징.

신원 "모두스비벤디"에서는 포도주색 갈색 오렌지 등 3가지색으로
세로줄무늬 재킷과 조끼세트를 내놓았다.

나산 "트루젠"에서도 오렌지색과 포도주색 등 따뜻하고 붉은 계열의
재킷과 조끼를 판매중이다.

"모두스비벤디" 주임디자이너 박성애씨는 "붉은계열 재킷에는 분홍색
또는 하늘색 등 유색셔츠를 입는 것이 세련돼 보인다.

이런 색상옷을 입기가 조심스럽다면 바지는 짙은자주나 갈색 등
진한색을 고르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주)캠브리지 홍보팀의 이미경씨는 "유색셔츠가 2~3년의 과도기를
거쳐 정착된 것을 보면 붉은계열색 정장도 멀지 않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