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세 어린이가 "아기는 어디서 와요"라고 질문하면 뭐라고 답할까.

폭우가 쏟아지는 밤 천둥과 번개에 대해서는 어떻게 설명할까.

그리고 함께 보는 TV에 나오는 테러와 분쟁의 장면에 대해서는 뭐라고
얘기할까.

(주)보림 (대표 권종택)이 최근 어린이들에게 설명하기 곤란한 문제를
쉽게 풀어쓴 새 동화책 "지크" 시리즈를 기획해 화제.

지크(zic)란 21세기를 의미하는 시사용어.

1차분 6권을 발간했으며 올해안으로 전 31권을 낼 예정이다.

"엄마가 알을 낳았대" (배빗 콜 글.그림)는 씨앗 알 알들의 달리기시합
등 쉬운 용어와 솔직하면서도 장난스런 그림으로 생명탄생과정을 묘사했다.

여성의전화 가족과성상담소 등 관계기관 추천작.

"연기 자욱한 밤" (이브 번팅 글.데이비드 디아즈 그림)은 LA폭동을
소재로 인종갈등과 폭력 등 사회문제를 설명한 책.

한인 식료품점주인 김씨아주머니와 흑인 히스패닉계를 등장시키고
선이 굵은 그림과 사진콜라주를 사용해 현실감을 줬다.

그림이 뛰어난 동화책에 주는 미국 칼데콧상 95년수상작.

"물이야기" (프랭크애시 글.그림)는 눈 비 이슬 얼음 강물 바다로
이어지는 물의 순환을 고운 수채화로 표현한 책.

딱딱해지기 쉬운 물 이야기를 쉽게 펼쳤다.

이밖에도 "천둥과 번개는 어떻게 생겼나" (해렐 글.로스 그림)
"장바구니" (존 버닝햄 글.그림) "꼬마와 커다란 고양이" (레인 스미스 글.
그림) 등 각국의 현대 아동문학작품중 가족화해 환경문제 자아정체감
소외 등 현실문제를 다룬 작품을 제재로 삼았다.

편집을 담당한 문윤희씨는 "취학전 어린이들도 TV를 통해 갖가지
사회문제를 접한다.

따라서 왕자와 공주, 말하는 동물이야기 위주의 옛동화책만으로는 이들의
지적인 욕구를 충족시킬 수 없다.

따라서 동화책도 달라져야 한다는 생각에 이 시리즈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 조정애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