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2일 모스크바에서는 한국과 러시아간 경제협력에 새로운 전기가
될 기공식 행사가 치러졌다.

구 소련시절(90년)부터 추진돼온 한-러 트레이드 센터 신축공사가 마침내
첫 삽을 뜬 것.

모스크바 대학 부지내 5만여평에 사무실 호텔 등 비즈니스파크를 조성하는
이 사업은 LG상사와 삼환기업 포스코개발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등이 합작
설립한 한-러 트레이드센터개발(KRTC)가 맡고 있다.

지난 6일 LG화학 부사장에서 한-러 트레이드센터개발 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김종정사장을 만나 한-러 트레이드센터 건립이 갖는 의미와 추진상황 등을
들어봤다.

-지난달에 착공을 했는데 앞으로의 공사일정은 어떻게 됩니까.

"사실 지난달에 있었던 착공식은 본공사가 아니고 트레이드 센터가 들어설
부지의 인프라공사에 대한 것입니다.

본공사는 내년 4월 호텔과 상가공사부터 시작됩니다.

공사는 모두 99년말 완공예정이구요"

-컨소시엄 구성에 다소 차질이 있었던 것으로 아는데요.

"현재 우리 회사에는 LG상사가 55%,삼환기업이 13%, 포스코개발이 12%,
KOTRA가 10%의 지분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나머지 10%는 당초 유원건설 몫이었는데 부도가 나는 바람에 차질이 생긴
겁니다.

현재 이 10%는 한국통신쪽에서 관심을 보여 협의중입니다"

-트레이드 센터가 완공되면 어떤 효과가 있습니까.

"요즘 모스크바에는 외국기업들이 몰려들고 있고 한국기업만도 70여개사가
진출해 있습니다.

한.러 트레이드 센터는 국제간 거래정보 제공시스템을 갖추는 한편 아파트
호텔 등 편의시설과 연계돼 이들에게 대외무역에 관한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입니다"

-투자자금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고 있습니까.

"이번 프로젝트의 총소요자금은 3억9천9백만달러로 이중 자본금은 5천만
달러이고 나머지 3억3천9백만달러는 해외차입으로 조달할 예정입니다.

특히 해외차입은 국내기업의 해외투자로는 드물게 프로젝트 파이낸싱
방식을 채택했습니다.

프로젝트 파이낸싱은 투자대상 사업의 사업성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방식으로 이를 위해 현재 독일의 모간 그렌펠은행과 상담을 진행중입니다"

-말이 나온김에 한.러 트레이드 센터의 수익성은 어떻게 내다보고 있습니까.

"앞서도 얘기했듯이 현재 모스크바 시내에는 사무실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어서 트레이드 센터가 완공되면 입주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따라서 사무실 분양문제 같은 것은 걱정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수익성을 따지기에 앞서 우리는 이번 프로젝트의 투자비를 일종의
"러시아 시장 개척비"로 여기고 있습니다.

현재 러시아는 시장경제체제 전환초기의 혼란이 어느 정도 수습되면서
거대신흥시장으로서의 가능성을 비추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럴때 모스크바시내 중심가에 한국기업들을 위한 비즈니스 파크를 마련해
놓는다면 앞으로 사업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 임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