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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경제 포커스] 21세기는 물이 '화약고'..곳곳 분쟁 확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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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부족"이 지구촌 최대의 현안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용수난에 부닥친 세계 각국은 앞다퉈 수원확보 경쟁에 돌입했다.

    일부지역에선 이미 분쟁으로 비화되고 있으며 전면전으로 확산될
    우려마저 높다.

    물이 무한한 천연재가 아니라 희소한 경제재로 자리바꿈한 것이다.

    선진국은 이같은 물의 가치를 재인식, 적정한 가격으로 물을 거래하는
    시장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21세기가 "물전쟁시대"이거나 적어도 "물거래시대"로 예고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브루스 배빗 미내무장관은 "21세기에 들어서면 미국에선 물거래가 본격화
    될 것"이라며 본격적인 물시장시대의 도래를 예견하고 있다.

    그는 또 시민뿐 아니라 국가차원에서 물절약에 공동으로 나서고 저축한
    물을 시장에 내다 파는 등 경제적 관점에서 물문제에 접근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법적관할권 다툼으로 점철된 현재의 물분쟁이 새 전기를 맞게 된다는
    것이다.

    인식전환을 보여주는 실례는 미국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애리조나주와 네바다주는 지하수를 사용한 후 공동으로 재보충하고
    이를 증명하는 협정을 체결했다.

    로스앤젤레스시와 샌디에이고시도 콜로라도강에 대한 오랜 관할권다툼을
    중단하고 관개용수를 절약, 일정량의 물을 공동 저수키로 합의했다.

    양자가 절약한 물을 거래함으로써 수익을 얻는 길을 모색한 것이다.

    캘리포니아주 웨스트랜드 상수도당국은 지난 3월 전자거래시스템을 통해
    물을 거래하는 "워터마케팅"제도를 이미 도입했다.

    워터마케팅은 물이 남는 농장이 잉여분을 당국에 판매하는 제도로 수자원
    절약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뿐 아니라 영국 프랑스는 상수도회사의 민영화를 서두르고 있다.

    물에 적정가격을 도입, 물가치를 재인식시키는 길이야말로 용수난해결의
    첩경임을 증명하고자 선진국들이 발벗고 나서고 있는 것이다.

    세계은행은 현재의 물위기가 대부분의 국가들이 물을 생산가격보다 싼값에
    공급, 귀중한 자원을 낭비함으로써 빚어졌다고 경고한다.

    물론 인구증가와 인구의 도시집중, 오염심화 등의 요인이 겹쳐진 탓도
    크다.

    금세기에 인구는 2배증가했으나 물소비는 6배나 증가했다.

    환경파괴와 산업쓰레기로 물이 오염됨에 따라 개도국질병의 80%가 물로써
    발병, 연간 1,000만명이 사망하고 있다.

    물부족사태는 인구 1,000만명에 달하는 대도시지역에서 특히 심각하다.

    북경 캘커타 상파울루 등 아시아와 남미의 대도시는 물기근상태에 돌입,
    불시에 혹은 정기적으로 단수조치를 단행하고 있을 정도다.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인구의 40%를 구성하는 80개국이 적절한 용수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수원확보에 비상이 걸린 각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수자원개발
    경쟁에 뛰어 들고 있다.

    그러나 수원지를 외국과 공유할때 곳곳에서 분쟁으로 비화된다.

    2개국이상으로 흐르는 전세계 214개 강을 둘러싼 갈등의 골은 점점
    깊어지고 있다.

    때문에 유엔은 최근 "50년내에 물전쟁이 발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물쇼크는 지난 70년대 발생한 석유파동보다 더욱 가공할 재앙을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석유와 달리 대체재나 보완재가 전혀 없는 자원이란 속성 때문이다.

    지난 67년 중동전쟁이래 물은 석유보다 훨씬 폭발성 강한 물질로 확인되고
    있다.

    중동전쟁은 이스라엘 요르단 시리아 레바논 등에 걸쳐 흐르는 요르단강의
    수원지 확보분쟁이 도화선이 됐다.

    시리아가 요르단강 상류에서 물길을 차단하자 이스라엘이 전면 공격,
    6일만에 전쟁을 속결지었다.

    이스라엘은 골란고원과 요르단강 서안지역 수원지에서 물공급의 83%를
    의존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또 가자지구의 지하수를 놓고 팔레스타인과 분쟁중이다.

    팔레스타인의 독립 이후 가자지구의 물수요가 증가하면서 이 지역 지하수가
    25년후엔 고갈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아프리카 동북부를 흐르는 나일강도 주요 분쟁지역.

    용수의 97%를 나일강에 의존하는 이집트와 물소비를 늘려 가는 상류지역의
    케냐 우간다 탄자니아 등과 마찰이 커지고 있다.

    터키에서 발원, 시리아와 이라크를 관류하는 티그리스 유프라테스강에도
    전운이 감돈다.

    터키가 89년 강 상류에 댐을 건설해 강물이 줄어들자 시리아와 이라크는
    불만을 표출한다.

    또 다뉴브강 물줄기를 놓고 터키와 헝가리가 대립중이며 갠지스강 상류에
    댐을 건설한 인도와 이에 대항하는 방글라데시간 갈등도 거침없이 노정된다.

    물전쟁을 예방하기 위해 선진국이 물거래를 모색한다면 개도국이 당장
    기울일 수 있는 노력은 수자원확충이다.

    누수방지 관개확충 수질오염방지 등 시설투자로 예비용수를 늘리는 길이다.

    그러나 엄청난 비용이 문제다.

    안정적인 수자원확보를 위해 개도국은 앞으로 10년간 6,000억달러를
    투자해야 하고 유럽도 현재의 수질기준을 유지하려면 15년간 1,500억달러가
    필요하다고 세계은행은 평가하고 있다.

    대규모 예산책정이 어려운 개도국들은 기존의 수원지라도 선점할 수 밖에
    없으며 이 때문에 전쟁위기가 배태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유엔 인간거주위원회의 왈리 엔도사무국장은 이렇게 말했다.

    "21세기에 가장 다급한 문제는 물이다"

    < 유재혁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1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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