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8" 개각으로 청와대 경제비서실이 긴장하고 있다.

전임 구본영수석이 온화하고 조용한 업무스타일인데 비해 신임 이석채
수석은 일욕심이 많고 업무추진력이 뛰어나 직원들이 벌써부터 겁(?)을
집어먹고 있는 것.

이수석은 현재 소관부처와 산하기관 연구소등으로부터 계속 업무보고를
받고 있어 아직 구체적인 지시를 내리고 있는 상황은 아니다.

그러나 업무파악이 곧 끝나면 일거리가 만만치 않게 밀려올 것으로 직원들
은 긴장하고 있다.

과거 한이헌경제수석시절부터 있었던 직원들은 한수석 밑에서 혹독한
시절을 겪은 경험이 되살아난다고 엄살을 떨기도 한다.

이수석이 취임하자마자 경제비서실직원들에게 강조하고 있는 점은 경제의
거시적인 측면도 중요하지만 미시적인 측면을 철저히 챙기라는 것.

성장 물가 국제수지등의 제반 문제점에 대해 구체적인 사안까지 들여다
보고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당장 이슈가 되고 있는 수출부진도 업종별로 구체적인 방안마련에 신경을
쓰라고 강조한다.

또 한가지 이수석이 강조하고 있는 점은 기업들이 의욕을 갖고 기업활동을
할수 있도록 여건마련에 최대한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것.

우리기업들이 해외로 자꾸 나가는 이유를 곰곰 따져 기업들이 불편한 점이
있으면 이를 해결하는데 청와대직원들도 앞장을 서야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이수석이 과거 대기업들에 대해 상당히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다는
일부의 우려는 걱정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사실과 다르다는게 직원들의
얘기다.

이수석은 이와관련, 자신을 "부국강병론자" "철저한 자유기업신봉자"라고
자임하면서 "기업이야말로 국력을 좌우하는 힘의 원천"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수석은 또 경제비서실 직원들의 현장인식을 강조하고 있다.

책상에 앉아 숫자만을 따지지 말고 현장에서 뛰는 사람들의 고충과 애로
사항등을 충분히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장얘기에 귀를 기울여 달라는 주문이다.

이수석은 이처럼 직원들에게 적극적인 업무추진을 당부하면서도 새로운
경제팀에 대한 일반 국민들의 기대에 고심하는 눈치다.

경제상황을 갑자기 호전시킬만한 뾰족한 정책수단이 마땅치 않은 반면
새로운 경제팀에 대해 가시적인 성과를 기대하는 국민들의 욕구는 큰 편이기
때문이다.

이수석은 "어떤 경제정책을 시행한다고 해서 바로 결과가 나오는 것도
아니고 정책의 일관성이 없으면 추진하지 않은 것만도 못한 결과가 나올수도
있다"며 고민을 털어놓고 있다.

< 최완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