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상해항등을 동북아시아의 중심 항만으로 개발하기 위한 야심찬 계
획을 추진하고 있어 경쟁국인 우리나라를 크게 위협하고 있다.

12일 해양수산부와 해운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중국 항만에서 처리된 컨테
이너 물동량은 지난 93년 3백84만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94
년 4백87만TEU에 이어 지난해엔 6백10만TEU로 급증해 지난해 우리나라 실적
인 4백92만TEU를 크게 앞섰다.

이중 중국 제1의 컨테이너 항만인 상해항은 1백52만6천TEU를 처리,94년대
비 27.3%의 증가세를 보여 지난해 부산항의 처리물동량 증가율 13.1%를 웃
돌았다.

중국은 오는 2000년까지 제9차 5개년 경제계획기간에 컨테이너 선석 40개
를 추가로 건설해 컨테이너 총 1천만개를 처리할 수 있는 선석 80개를 확보
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특히 상해항에 대해서는 오는 2010년까지 연간 컨테이너 처리량을 8백만~
1천만개로 확대하고 2020년에는 연간 1천6백만~2천만개를 처리할수 있도록
집중 개발할 계획이다.

이는 오는 2001년까지 연간 9백만개의 컨테이너를 처리할수 있는 항만을
확보키로한 우리나라의 항만개발정책을 앞서가는 것으로 중국의 항만확충계
획이 예정대로 추진될 경우 동북아시아 항로의 물동량을 놓고 한.중 양국간
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또 그동안 부산항에 정기 기항했던 세계 주요 선사들이 중국항만의 저렴
한 항비에 이끌려 상해항등으로 기항지를 변경할 경우 부산항은 중국항만에
서 소형 컨테이너선박으로 화물을 옮겨오는 피더항으로 전락할 우려도 제기
되고 있다.

해운산업연구원측은 "조속한 신항만 개발과 부산항 광양항등 국내 주요
컨테이너항의 항비인하조치등이 이뤄지지 않으면 앞으로 물동량의 상당부분
을 중국에 빼앗길 우려가 높다"고 전망했다.

<김삼규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