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표준화전쟁 시대' (6) CALS .. 열기 식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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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미 유나이티드 에어라인 문양을 달고 첫 비행에 나선 보잉의 신형
여객기 B777.
개발착수부터 상품화되기까지 불과 4년밖에 안걸린 초스피드개발 제품이다.
컴퓨터 3차원 설계와 컴퓨터 네트워크를 통한 문서정보의 교환등 정보
전자화를 체계적으로 활용한 덕분이었다.
설계업체등 하청업체들과 멀리 떨어져 있었지만 정보를 온라인으로 교환,
실물모형을 만드는 공정을 생략할수 있었다.
그덕에 설계와 조립을 동시에 진행할수 있었고 개발기간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
바로 "CALS"의 힘이었다.
CALS는 설계, 개발, 구매, 생산, 판매및 물류에 이르기 까지 표준화된
모든 정보를 기업간, 국가간에 공유토록 하는 정보화 시스템 방법론이다.
컴퓨터 네트워크를 사용, 전과정을 단시간에 처리할수 있어 비용절감에도
높은 효과가 있다.
그러나 "CALS는 바로 이것"이라고 내세울만한 실체는 없다.
CALS는 말그대로 정보화방법론 자체를 부르는 말이기 때문에 정보화기술의
발전과 함께 그때그때 변하는 탓이다.
지난 85년 탄생이후 불과 10여년만에 CALS의 개념이 4번이나 바뀌었다는
점만 봐도 알수 있다.
80년대 중반, 미 국방성은 첨단병기 메뉴얼의 비대화로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한 함대의 무기통신시스템의 경우 인쇄한 매뉴얼의 무게가 23.5t에 달해
무기 자체보다 더 무거워지는 사태에까지 이르게 됐다.
이런 문제를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바로 컴퓨터에 의한 병참업무지원
(Computer Aided Logistic Support)였다.
3년뒤인 88년 조달기능이 첨가(Computer-aided Acquisition&Logistic
Support)됐다.
그후 91년 냉전종식과 함께 CALS도 군복을 벗고 "경영전쟁의 첨단무기"라는
새 옷을 갈아입게 됐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지속적인 조달과 라이프 사이클 지원"(Continuous
Acquisition and Life-cycle Support).
그러나 이 개념도오래 가지는 못했다.
93년 정보고속도로를 강조하는 클린턴-고어행정부가 들어서면서 다시
"광속거래"(Commerce At Light Speed)로 이름을 바꿨다.
CALS의 국제 표준화가 지지부진한 이유도 이처럼 CALS 자체가 끊임없이
변신하는데 있다.
현재 국제표준화기구(ISO)가 채택한 CALS관련 국제규격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영국을 중심으로 한 유럽과 미국이 서로 우월성을 주장하며 각자의
규격을 고집하고 있어 실제 표준화는 이뤄지지 못한 상태다.
더욱이 이렇다할 전적없이 지리한 표준화 싸움을 벌이는 동안 전쟁터
자체가 사라져가고 있다.
인터넷등 컴퓨터 네트워크를 통한 전자상거래(EC: Electronic Commerce)가
부상하면서 CALS가 여기에 흡수돼 가고 있는 것.
CALS의 본고장 미국에서는 이미 CALS라는 단어 자체가 사라지고 전자상거래
(EC)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95년을 "CALS의 원년"으로 선포했던 일본에서도 CALS열기가 급속히 냉각
되고 있다.
CALS는 단지 네트워크에 대한 과잉환상이 빚어낸 하나의 심리현상일
뿐이라고까지 폄하하는 비판가들도 등장했다.
일본 통산성은 지난해 총 3백억엔이 넘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 국가차원의
CALS 표준화 작업에 착수했지만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일본 통산성의 이번 프로젝트가 "관련업체 길들이기를 위한
돈줄" 역할의 선심성 예산으로 끝날 우려가 높다고 비판하고 있다.
CALS는 전세계를 하나로 잇는 전자거래의 형태로 이미 모습을 바꾸고
있다.
세계 각국 기업들의 표준화 싸움도 CALS를 떠나 전자상거래로 전쟁터를
옮기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첨단기술의 무대에서 경직된 국가주도의 표준화작업
이 얼마나 무모한지를 CALS가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 노혜령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13일자).
여객기 B777.
개발착수부터 상품화되기까지 불과 4년밖에 안걸린 초스피드개발 제품이다.
컴퓨터 3차원 설계와 컴퓨터 네트워크를 통한 문서정보의 교환등 정보
전자화를 체계적으로 활용한 덕분이었다.
설계업체등 하청업체들과 멀리 떨어져 있었지만 정보를 온라인으로 교환,
실물모형을 만드는 공정을 생략할수 있었다.
그덕에 설계와 조립을 동시에 진행할수 있었고 개발기간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
바로 "CALS"의 힘이었다.
CALS는 설계, 개발, 구매, 생산, 판매및 물류에 이르기 까지 표준화된
모든 정보를 기업간, 국가간에 공유토록 하는 정보화 시스템 방법론이다.
컴퓨터 네트워크를 사용, 전과정을 단시간에 처리할수 있어 비용절감에도
높은 효과가 있다.
그러나 "CALS는 바로 이것"이라고 내세울만한 실체는 없다.
CALS는 말그대로 정보화방법론 자체를 부르는 말이기 때문에 정보화기술의
발전과 함께 그때그때 변하는 탓이다.
지난 85년 탄생이후 불과 10여년만에 CALS의 개념이 4번이나 바뀌었다는
점만 봐도 알수 있다.
80년대 중반, 미 국방성은 첨단병기 메뉴얼의 비대화로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한 함대의 무기통신시스템의 경우 인쇄한 매뉴얼의 무게가 23.5t에 달해
무기 자체보다 더 무거워지는 사태에까지 이르게 됐다.
이런 문제를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바로 컴퓨터에 의한 병참업무지원
(Computer Aided Logistic Support)였다.
3년뒤인 88년 조달기능이 첨가(Computer-aided Acquisition&Logistic
Support)됐다.
그후 91년 냉전종식과 함께 CALS도 군복을 벗고 "경영전쟁의 첨단무기"라는
새 옷을 갈아입게 됐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지속적인 조달과 라이프 사이클 지원"(Continuous
Acquisition and Life-cycle Support).
그러나 이 개념도오래 가지는 못했다.
93년 정보고속도로를 강조하는 클린턴-고어행정부가 들어서면서 다시
"광속거래"(Commerce At Light Speed)로 이름을 바꿨다.
CALS의 국제 표준화가 지지부진한 이유도 이처럼 CALS 자체가 끊임없이
변신하는데 있다.
현재 국제표준화기구(ISO)가 채택한 CALS관련 국제규격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영국을 중심으로 한 유럽과 미국이 서로 우월성을 주장하며 각자의
규격을 고집하고 있어 실제 표준화는 이뤄지지 못한 상태다.
더욱이 이렇다할 전적없이 지리한 표준화 싸움을 벌이는 동안 전쟁터
자체가 사라져가고 있다.
인터넷등 컴퓨터 네트워크를 통한 전자상거래(EC: Electronic Commerce)가
부상하면서 CALS가 여기에 흡수돼 가고 있는 것.
CALS의 본고장 미국에서는 이미 CALS라는 단어 자체가 사라지고 전자상거래
(EC)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95년을 "CALS의 원년"으로 선포했던 일본에서도 CALS열기가 급속히 냉각
되고 있다.
CALS는 단지 네트워크에 대한 과잉환상이 빚어낸 하나의 심리현상일
뿐이라고까지 폄하하는 비판가들도 등장했다.
일본 통산성은 지난해 총 3백억엔이 넘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 국가차원의
CALS 표준화 작업에 착수했지만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일본 통산성의 이번 프로젝트가 "관련업체 길들이기를 위한
돈줄" 역할의 선심성 예산으로 끝날 우려가 높다고 비판하고 있다.
CALS는 전세계를 하나로 잇는 전자거래의 형태로 이미 모습을 바꾸고
있다.
세계 각국 기업들의 표준화 싸움도 CALS를 떠나 전자상거래로 전쟁터를
옮기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첨단기술의 무대에서 경직된 국가주도의 표준화작업
이 얼마나 무모한지를 CALS가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 노혜령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