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자인수가 추진되고 있는 건영에 대한 인수업체가 제일제당으로 가닥이
잡혀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건영그룹 엄상호 회장은 지난 주말 제일제당 고위
관계자와 만나 제일제당이 건영그룹을 인수하는 데 따른 절차와 방법 등에
대해 상당한 의견접근을 본 것으로 전해졌다.

제일제당은 그러나 삼성그룹과의 법적 분리문제를 완전히 매듭지은 뒤에 건
영을 인수한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져 제일제당이 건영을 인수하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기업의 건영인수를 추진해온 서울은행 등의 지원을
받아 제일제당이 건설부문을 키운다는 방침 아래 건영을 인수하기로 건영의
엄 회장 및 서울은행과 기본적인 합의를 본 것으로 안다"고 이를 뒷받침했다

이 관계자는 "서울은행이 건영인수문제를 빨리 매듭짓기 위해 건영에 대해
법정관리를 조건으로 부도처리한 뒤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안다"
고 덧붙였다.

서울은행측은 "건영을 대기업이 인수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기본입장"이
라며 "이런 점에서 제일제당이 일찍부터 유력한 인수후보로 떠올랐고 이 회
사와 건영간에 물밑교섭이 활발히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제일제당이 건영을 인수하면 재계랭킹 20위권에 진입할 수 있게 된다.

제일제당 관계자는 그러나 "건영을 인수할 의사는 있지만 경영진이 건영측
과 인수문제에 합의를 봤는 지는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동성종합건설 관계자는 "건영 인수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서울은행과 건
영의 임직원들이 대기업의 인수를 선호하고 있어 인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
다"고 말했다. < 김상철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