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산업발전 민관협력회의] (8) '자동차산업' .. 토론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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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자동차산업의 국제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연구개발투자
를 확대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업계 학계 정부대표들은 12일 주제발표에 이은 토론에서 선진국과의 기술
격차가 오히려 더 벌어지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토론 참가자들은 따라서 우선은 완성차업체들이 연구개발 투자를 늘려야
하며 정부도 적극적인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구개발투자 중에서도 연구인력 양성에 대한 투자를 특히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함께 디자인개발에 보다 신경을 써서 한국을 상징하는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한편 정부는 정부예산 편성시 R&D투자에 대한 지원확대 방안을 마련하고
각 업체들의 인건비 재료비등 생산요소별 원가절감 노력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자동차 안전.환경기준을 2000년대 초까지 선진국 수준으로 개선해
나가는 등 "신자동차문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
<> 박재윤 통상산업부장관 =자동차 산업은 한국의 핵심산업중 하나입니다.
다른 산업에 미치는 연관효과도 그만큼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동안 비교우위에 있던 가격경쟁력이 떨어지고 선진국과의 기술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는등 대내외 환경은 급속히 악화되고 있습니다.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해외 현지 소비자들의 평가도 좋아지고 있다고는
하나 아직은 높은 편이 아닙니다.
따라서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는 새로운 경쟁력의 원천을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새로운 경쟁력의 원천은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 김응서 서울대교수 =기술수준을 높이는게 가장 중요합니다.
3,4년전만 해도 선진국의 기술수준을 따라잡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
했습니다.
하지만 작년 도쿄 모터쇼에 다녀오고 나서 상황이 달라졌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선진국과의 갭(차이)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죠.
부품업체의 영세성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부품은 자동차를 구성하는 핵심이기 때문에 부품의 기술수준을 높이는게
가장 중요하다 할 수 있습니다.
정부는 부품업체들이 세계 최고의 기술수준을 가질 수 있도록 지원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완성차업체들도 부품업체와의 동반관계를 유지시켜 나가야 합니다.
R&D(연구개발)투자, 그중에서도 연구인력에 대한 투자를 특히 확대해야
합니다.
각 대학의 자동차관련 학과나 연구소 등에 대한 연구개발비 지원을 늘려야
합니다.
또 현재 대기업에만 적용되고 있는 병역특례제도를 중소기업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돼야 합니다.
<> 박장관 =기술면에서 선진국과 격차가 나는 부분은 어디입니까.
<> 오박균 자동차부품연구원 박사 =미국 델파이사의 94년 3차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의 제조기술 평점이 4.7인데 비해 한국은 절반수준인 2.3에
그쳤습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인간공학 신소재 바이오등 첨단기술 분야에서 커다란
격차를 보이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일본에서는 이미 지난 80년대초부터 저공해.저연비 전기자동차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돼 현재 실용화단계까지 와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90년대 들어서야 본격적인 연구개발이 시작됐습니다.
연구개발분야에서도 특히 응용연구보다 기초연구의 필요성이 높아지는
추세입니다.
기초연구 없이는 훌륭한 응용기술을 개발한다는게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신소재 전자 정밀기계등 기초연구분야에 투자를 집중해야 합니다.
이를위해 자동차부품연구원에서는 부품의 설계기술과 각종 첨단기술을
체계적으로 연구하기 위한 부품연구단지 설립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현재 60여개사 정도를 유치해 공동연구를 추진할 계획입니다.
<> 박장관 =선진국의 부품기술을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복제"만 갖고는
경쟁력을 높이는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선진국이 생각하지 못한 분야를 개발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새로운 부품개발 계획이 있습니까.
<> 오박균박사 =박쥐의 초음파 원리를 이용한 전자시스템등이 대표적인
것입니다.
<> 이보원 통상산업부기술기획과장 =국내 자동차산업은 규모면에서 세계
5위의 생산국으로 성장했습니다.
조립가공기술은 선진국에 비해 뛰떨어지지 않습니다.
그러나 신모델의 독자설계 능력이나 핵심부품기술은 아직 선진국과의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대외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최근 발표된 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기술개발 수준은 선진국의 50~60%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연료분사기술등의 기초기술과 차량경량화를 위한 신소재개발,
전자제어시스템 기술등이 낙후돼 있다는 지적입니다.
따라서 정부는 R&D투자에 대한 지원을 확대함과 동시에 자본재산업 육성
정책의 일환으로 향후 5년간 부품개발을 집중 지원한다는 계획을 세워 놓고
있습니다.
또 협력업체에 대한 완성차 업체들의 지원 강화도 적극 유도할 예정입니다.
<> 박장관 =기술 못지않게 디자인등 외적 요소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우리 업체들의 디자인개발 능력은 어느 정도입니까.
<> 최동신 홍익대교수 =국내 자동차업체들은 기술수준 만큼이나 디자인면
에서도 뒤떨어져 있습니다.
자동차에서 디자인은 기술 못지않게 중요합니다.
소비자들의 개성추구 경향이 자동차 구입에서도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국내 업체들은 아직까지 디자인에 대한 투자를 상대적으로 소홀히
하고 있습니다.
벤츠 BMW등 선진국 메이커들은 각기 독특한 브랜드 이미지를 갖고 있습니다.
그것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죠.
몇십년에 걸쳐 펼쳐온 이미지 차별화 전략의 결과입니다.
자동차 시장은 종전의 생산자위주의 시장(Seller"s Market)에서 소비자
위주의 시장(Buyer"s Market)으로 급속히 옮겨가고 있습니다.
그만큼 심리적 감성적인 요소가 중요해지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따라서 국내 업체들도 기업 이미지를 브랜드 이미지로 통합하는 종합적인
마케팅 전략을 구사해야 합니다.
<> 주우진 서울대교수 =자동차는 그나라 문화를 반영하는 상품입니다.
포드의 "머스탱"이 미국의 개인주의적 속성을 반영하고 있다면 혼다의
"시빅"은 일본의 축소지향적인 특성을, BMW의 "5시리즈"는 독일의 정확성을,
"페라리"는 이탈리아의 활동적인 이미지를 담고 있습니다.
우리 한국도 세계적인 문화를 갖고 있는 나라입니다.
한국의 문화를 자동차에 담을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합니다.
<> 박장관 =그렇다면 각 업체들의 입장을 들어보겠습니다.
<> 한승준 기아자동차부회장 ="세계화" "현지화" "기술개발"등이 한국
자동차산업에 주어진 중요한 과제입니다.
종전에 비교우위를 갖고 있던 생산요소가 이미 한계에 다다라 해외로
나가지 않으면 생존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또 "고품질"을 유지하면서 "저비용"을 추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고품질-저비용"이 연구개발의 중심과제가 돼야 합니다.
즉 설계단계에서부터 원가절감을 반영하는 등 개발과정에서부터 비용을
줄여 나가야 하고 부품개발 기간을 줄이는 등 연구개발체제를 바꿔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최근 독일의 한 일간지에서 "한국차는 철판에 바퀴를 단 것에 불과하다"고
혹평한 기사를 읽었습니다.
다소 심한 표현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날카로운 지적입니다.
한국 자동차산업은 연구개발 해외마케팅 디자인뿐만 아니라 통상분야까지
종합적인 경쟁력을 갖춰 나가야 한다고 봅니다.
<> 김태구 대우자동차회장 =앞서 대부분의 지적이 국내 자동차산업의
낙후성에만 집중됐습니다.
생산성 품질 R&D투자수준 생산기간등 모든 면이 선진국에 비해 뒤떨어져
있다는 것이죠.
그러나 밖에서 알고 있는 것과는 달리 우리 업체들의 기술수준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대우자동차의 경우 매출액대비 R&D투자 비율이 선진국과 비슷한 7%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개발기간도 종전 56개월에서 올 하반기부터 나올 신차들은
30개월로 대폭 단축됩니다.
현재 국내 자동차업체들은 오는 2000년에 각각 2백만대 생산체제를 갖추게
됩니다.
각사는 이를통해 세계 10위권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지요.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밖으로 나가야 합니다.
이미 내수시장은 한계에 도달한 상태에서 해외시장 개척만이 유일한 해답
이라는 점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입니다.
또 기술개발이나 마케팅 능력 제고 못지않게 세계경영에 나서야 합니다.
각 나라들은 제도 인식 문화등 모든 면에서 차이를 갖고 있습니다.
따라서 현지 실정에 맞는 경영시스템이 필요하죠.
그리고 정부에 한가지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물류비용을 줄일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 전성원 현대자동차부회장 =국내 자동차산업은 미국 일본 독일 프랑스에
이어 세계 5위의 생산국으로 성장했습니다.
물론 그만큼 질적인 면도 발전해 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국내 업체들중 세계 10위권에 드는 업체들은 하나도 없습니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세계 13위에 머물고 있습니다.
오는 2000년까지 10위권으로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가격및 품질 경쟁력을 갖추는게 중요합니다.
여기에는 기본적인 전제조건이 있습니다.
기술수준을 높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R&D분야에 대한 투자가 절실히 요청되는 것도 이 때문이죠.
작년의 경우 국민총생산(GNP)대비 R&D투지비율을 선진국과 비교해 보면
미국이 34%, 프랑스가 37%, 독일이 45%인데 비해 한국은 겨우 16% 수준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 박장관 =오늘 토론에서는 무엇보다 부품업체들의 기술수준을 배가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부품업체들의 기술수준과 앞으로의 발전방향은 어떻습니까.
<> 오상수 만도기계사장 =오늘날의 자동차산업 발전이 있기까지는 부품
업체를 빼놓고는 생각할 수 없습니다.
R&D분야에 대한 투자는 완성차 못지 않게 부품업체들에도 필요합니다.
만도기계의 경우 작년 매출액(1조3천억원)중 R&D가 차지하는 비중은
4.5%입니다.
올해는 6.5% 수준으로 높여갈 계획입니다.
특히 선진국에 비해 열세에 놓여있는 일렉트로닉 스티어링 시스템,
음성인식시스템, 카내비게이션시스템등 각종 첨단장치를 개발하는데 집중
투자할 생각입니다.
국내 부품업체들의 독자기술 개발과 함께 해외업체들과의 부품 공동개발
이나 전략적 제휴도 적극 모색해 나가야 합니다.
이를 통해 R&D비용을 줄이는 "R&D 매니지먼트"가 자동차업체에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또 부품업체들의 해외진출도 적극 서둘러야 합니다.
완성차업체들이 진출하는 지역에 동반진출하는 등 최근의 추세는 바람직한
현상입니다.
<> 변양호 재정경제원산업경제과장 =정부가 중소업체들에 지원하는 R&D
분야의 자금이 실제로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 체계적인 관리가 안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기술개발 자금 지원의 효율성을 위해서는 이 점을 개선해야 합니다.
대표적인 예로 국내 자동차업체들은 비슷한 기술을 독자적으로 투자해
개발하고 있습니다.
하나의 기술을 개발하는데 심지어 수천억원의 비용이 들어가는 점을
감안할 때 엄청난 비용의 낭비를 초래합니다.
통산부의 주도적인 역할이 필요합니다.
<> 박장관 =오늘 토론에서는 우리 자동차산업이 당면하고 있는 전반적인
문제가 충분히 지적됐습니다.
기술개발 인력양성 노사관계 안정을 위한 제도 개선, 물류비용절감 대책,
정부예산에서 R&D분야 투자액 확충등은 모두가 중요한 과제들입니다.
이 과제들을 해결하는 데는 정부 혼자 힘으로는 불가능합니다.
결론적으로 자동차산업의 새로운 경쟁력은 정부 기업인 근로자의 3자간
긴밀한 협력관계가 이뤄졌을 때 가능한 것입니다.
과거에는 정부가 무조건 밀어붙이면 됐지만 이제는 기업인의 솔선수범과
근로자들의 동참이 선행돼야 합니다.
정부는 뒷받침 역할만 하는 것이죠.
< 정리=정종태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13일자).
를 확대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업계 학계 정부대표들은 12일 주제발표에 이은 토론에서 선진국과의 기술
격차가 오히려 더 벌어지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토론 참가자들은 따라서 우선은 완성차업체들이 연구개발 투자를 늘려야
하며 정부도 적극적인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구개발투자 중에서도 연구인력 양성에 대한 투자를 특히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함께 디자인개발에 보다 신경을 써서 한국을 상징하는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한편 정부는 정부예산 편성시 R&D투자에 대한 지원확대 방안을 마련하고
각 업체들의 인건비 재료비등 생산요소별 원가절감 노력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자동차 안전.환경기준을 2000년대 초까지 선진국 수준으로 개선해
나가는 등 "신자동차문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
<> 박재윤 통상산업부장관 =자동차 산업은 한국의 핵심산업중 하나입니다.
다른 산업에 미치는 연관효과도 그만큼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동안 비교우위에 있던 가격경쟁력이 떨어지고 선진국과의 기술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는등 대내외 환경은 급속히 악화되고 있습니다.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해외 현지 소비자들의 평가도 좋아지고 있다고는
하나 아직은 높은 편이 아닙니다.
따라서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는 새로운 경쟁력의 원천을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새로운 경쟁력의 원천은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 김응서 서울대교수 =기술수준을 높이는게 가장 중요합니다.
3,4년전만 해도 선진국의 기술수준을 따라잡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
했습니다.
하지만 작년 도쿄 모터쇼에 다녀오고 나서 상황이 달라졌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선진국과의 갭(차이)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죠.
부품업체의 영세성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부품은 자동차를 구성하는 핵심이기 때문에 부품의 기술수준을 높이는게
가장 중요하다 할 수 있습니다.
정부는 부품업체들이 세계 최고의 기술수준을 가질 수 있도록 지원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완성차업체들도 부품업체와의 동반관계를 유지시켜 나가야 합니다.
R&D(연구개발)투자, 그중에서도 연구인력에 대한 투자를 특히 확대해야
합니다.
각 대학의 자동차관련 학과나 연구소 등에 대한 연구개발비 지원을 늘려야
합니다.
또 현재 대기업에만 적용되고 있는 병역특례제도를 중소기업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돼야 합니다.
<> 박장관 =기술면에서 선진국과 격차가 나는 부분은 어디입니까.
<> 오박균 자동차부품연구원 박사 =미국 델파이사의 94년 3차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의 제조기술 평점이 4.7인데 비해 한국은 절반수준인 2.3에
그쳤습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인간공학 신소재 바이오등 첨단기술 분야에서 커다란
격차를 보이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일본에서는 이미 지난 80년대초부터 저공해.저연비 전기자동차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돼 현재 실용화단계까지 와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90년대 들어서야 본격적인 연구개발이 시작됐습니다.
연구개발분야에서도 특히 응용연구보다 기초연구의 필요성이 높아지는
추세입니다.
기초연구 없이는 훌륭한 응용기술을 개발한다는게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신소재 전자 정밀기계등 기초연구분야에 투자를 집중해야 합니다.
이를위해 자동차부품연구원에서는 부품의 설계기술과 각종 첨단기술을
체계적으로 연구하기 위한 부품연구단지 설립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현재 60여개사 정도를 유치해 공동연구를 추진할 계획입니다.
<> 박장관 =선진국의 부품기술을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복제"만 갖고는
경쟁력을 높이는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선진국이 생각하지 못한 분야를 개발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새로운 부품개발 계획이 있습니까.
<> 오박균박사 =박쥐의 초음파 원리를 이용한 전자시스템등이 대표적인
것입니다.
<> 이보원 통상산업부기술기획과장 =국내 자동차산업은 규모면에서 세계
5위의 생산국으로 성장했습니다.
조립가공기술은 선진국에 비해 뛰떨어지지 않습니다.
그러나 신모델의 독자설계 능력이나 핵심부품기술은 아직 선진국과의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대외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최근 발표된 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기술개발 수준은 선진국의 50~60%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연료분사기술등의 기초기술과 차량경량화를 위한 신소재개발,
전자제어시스템 기술등이 낙후돼 있다는 지적입니다.
따라서 정부는 R&D투자에 대한 지원을 확대함과 동시에 자본재산업 육성
정책의 일환으로 향후 5년간 부품개발을 집중 지원한다는 계획을 세워 놓고
있습니다.
또 협력업체에 대한 완성차 업체들의 지원 강화도 적극 유도할 예정입니다.
<> 박장관 =기술 못지않게 디자인등 외적 요소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우리 업체들의 디자인개발 능력은 어느 정도입니까.
<> 최동신 홍익대교수 =국내 자동차업체들은 기술수준 만큼이나 디자인면
에서도 뒤떨어져 있습니다.
자동차에서 디자인은 기술 못지않게 중요합니다.
소비자들의 개성추구 경향이 자동차 구입에서도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국내 업체들은 아직까지 디자인에 대한 투자를 상대적으로 소홀히
하고 있습니다.
벤츠 BMW등 선진국 메이커들은 각기 독특한 브랜드 이미지를 갖고 있습니다.
그것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죠.
몇십년에 걸쳐 펼쳐온 이미지 차별화 전략의 결과입니다.
자동차 시장은 종전의 생산자위주의 시장(Seller"s Market)에서 소비자
위주의 시장(Buyer"s Market)으로 급속히 옮겨가고 있습니다.
그만큼 심리적 감성적인 요소가 중요해지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따라서 국내 업체들도 기업 이미지를 브랜드 이미지로 통합하는 종합적인
마케팅 전략을 구사해야 합니다.
<> 주우진 서울대교수 =자동차는 그나라 문화를 반영하는 상품입니다.
포드의 "머스탱"이 미국의 개인주의적 속성을 반영하고 있다면 혼다의
"시빅"은 일본의 축소지향적인 특성을, BMW의 "5시리즈"는 독일의 정확성을,
"페라리"는 이탈리아의 활동적인 이미지를 담고 있습니다.
우리 한국도 세계적인 문화를 갖고 있는 나라입니다.
한국의 문화를 자동차에 담을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합니다.
<> 박장관 =그렇다면 각 업체들의 입장을 들어보겠습니다.
<> 한승준 기아자동차부회장 ="세계화" "현지화" "기술개발"등이 한국
자동차산업에 주어진 중요한 과제입니다.
종전에 비교우위를 갖고 있던 생산요소가 이미 한계에 다다라 해외로
나가지 않으면 생존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또 "고품질"을 유지하면서 "저비용"을 추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고품질-저비용"이 연구개발의 중심과제가 돼야 합니다.
즉 설계단계에서부터 원가절감을 반영하는 등 개발과정에서부터 비용을
줄여 나가야 하고 부품개발 기간을 줄이는 등 연구개발체제를 바꿔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최근 독일의 한 일간지에서 "한국차는 철판에 바퀴를 단 것에 불과하다"고
혹평한 기사를 읽었습니다.
다소 심한 표현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날카로운 지적입니다.
한국 자동차산업은 연구개발 해외마케팅 디자인뿐만 아니라 통상분야까지
종합적인 경쟁력을 갖춰 나가야 한다고 봅니다.
<> 김태구 대우자동차회장 =앞서 대부분의 지적이 국내 자동차산업의
낙후성에만 집중됐습니다.
생산성 품질 R&D투자수준 생산기간등 모든 면이 선진국에 비해 뒤떨어져
있다는 것이죠.
그러나 밖에서 알고 있는 것과는 달리 우리 업체들의 기술수준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대우자동차의 경우 매출액대비 R&D투자 비율이 선진국과 비슷한 7%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개발기간도 종전 56개월에서 올 하반기부터 나올 신차들은
30개월로 대폭 단축됩니다.
현재 국내 자동차업체들은 오는 2000년에 각각 2백만대 생산체제를 갖추게
됩니다.
각사는 이를통해 세계 10위권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지요.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밖으로 나가야 합니다.
이미 내수시장은 한계에 도달한 상태에서 해외시장 개척만이 유일한 해답
이라는 점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입니다.
또 기술개발이나 마케팅 능력 제고 못지않게 세계경영에 나서야 합니다.
각 나라들은 제도 인식 문화등 모든 면에서 차이를 갖고 있습니다.
따라서 현지 실정에 맞는 경영시스템이 필요하죠.
그리고 정부에 한가지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물류비용을 줄일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 전성원 현대자동차부회장 =국내 자동차산업은 미국 일본 독일 프랑스에
이어 세계 5위의 생산국으로 성장했습니다.
물론 그만큼 질적인 면도 발전해 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국내 업체들중 세계 10위권에 드는 업체들은 하나도 없습니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세계 13위에 머물고 있습니다.
오는 2000년까지 10위권으로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가격및 품질 경쟁력을 갖추는게 중요합니다.
여기에는 기본적인 전제조건이 있습니다.
기술수준을 높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R&D분야에 대한 투자가 절실히 요청되는 것도 이 때문이죠.
작년의 경우 국민총생산(GNP)대비 R&D투지비율을 선진국과 비교해 보면
미국이 34%, 프랑스가 37%, 독일이 45%인데 비해 한국은 겨우 16% 수준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 박장관 =오늘 토론에서는 무엇보다 부품업체들의 기술수준을 배가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부품업체들의 기술수준과 앞으로의 발전방향은 어떻습니까.
<> 오상수 만도기계사장 =오늘날의 자동차산업 발전이 있기까지는 부품
업체를 빼놓고는 생각할 수 없습니다.
R&D분야에 대한 투자는 완성차 못지 않게 부품업체들에도 필요합니다.
만도기계의 경우 작년 매출액(1조3천억원)중 R&D가 차지하는 비중은
4.5%입니다.
올해는 6.5% 수준으로 높여갈 계획입니다.
특히 선진국에 비해 열세에 놓여있는 일렉트로닉 스티어링 시스템,
음성인식시스템, 카내비게이션시스템등 각종 첨단장치를 개발하는데 집중
투자할 생각입니다.
국내 부품업체들의 독자기술 개발과 함께 해외업체들과의 부품 공동개발
이나 전략적 제휴도 적극 모색해 나가야 합니다.
이를 통해 R&D비용을 줄이는 "R&D 매니지먼트"가 자동차업체에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또 부품업체들의 해외진출도 적극 서둘러야 합니다.
완성차업체들이 진출하는 지역에 동반진출하는 등 최근의 추세는 바람직한
현상입니다.
<> 변양호 재정경제원산업경제과장 =정부가 중소업체들에 지원하는 R&D
분야의 자금이 실제로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 체계적인 관리가 안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기술개발 자금 지원의 효율성을 위해서는 이 점을 개선해야 합니다.
대표적인 예로 국내 자동차업체들은 비슷한 기술을 독자적으로 투자해
개발하고 있습니다.
하나의 기술을 개발하는데 심지어 수천억원의 비용이 들어가는 점을
감안할 때 엄청난 비용의 낭비를 초래합니다.
통산부의 주도적인 역할이 필요합니다.
<> 박장관 =오늘 토론에서는 우리 자동차산업이 당면하고 있는 전반적인
문제가 충분히 지적됐습니다.
기술개발 인력양성 노사관계 안정을 위한 제도 개선, 물류비용절감 대책,
정부예산에서 R&D분야 투자액 확충등은 모두가 중요한 과제들입니다.
이 과제들을 해결하는 데는 정부 혼자 힘으로는 불가능합니다.
결론적으로 자동차산업의 새로운 경쟁력은 정부 기업인 근로자의 3자간
긴밀한 협력관계가 이뤄졌을 때 가능한 것입니다.
과거에는 정부가 무조건 밀어붙이면 됐지만 이제는 기업인의 솔선수범과
근로자들의 동참이 선행돼야 합니다.
정부는 뒷받침 역할만 하는 것이죠.
< 정리=정종태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