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와 경쟁력 약화로 수출이 급감하는등 어두워지는 경제여건속
에서도 국민들의 외제병과 해외여행 등 고질적인 과소비 풍조가 점점
더해간다니 심각한 문제가 아닐수 없다.

정부당국의 집계에 의하면 올들어 6월말까지 자동차 잡화류 곡물 등
소비재수입은 통관기준으로 모두 80억5,000만달러가 넘었다는 것이다.

이같은 수치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21.7%나 대폭 증가한
것이다.

그런데 같은 기간중 기계류 수송장비 전기 전자기기 등 자본재수입은
작년동기보다 5.6% 증가하는데 그쳤다고 한다.

고가 호화소비재의 수입동향은 배기량 3,000cc 이상의 자동차와
모피의류는 5월말까지 수입증가 추세가 123%와 255%나 되었고 골프용품
에어컨 화장품 위스키등 고급소비재의 수입도 50%이상이나 늘었다고 한다.

해외여행에서 낭비되는 돈도 엄청나 5개월동안 175만4,000명이
해외나들이에서 2조3,700억원을 썼으며 1인당 여행경비도 계속해
늘어나는 추세라고 한다.

그런데도 여전히 해외여행 붐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올해
여행객들이 해외에 나가 쓴 돈이 80억달러로 추정되고 있다니 실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소비지출이 자본축적이나 생산적투자와는 거리가 먼 낭비성 내지는
사치성 소비행태라면 그러한 소비는 인플레 유발에도 한 몫할뿐 아니라
계층간의 위화감까지 조성하는 그야말로 "경제적 악재"라고 할 수 밖에
없다.

과거 못살던 시절에 비해 좀 낫게 되었다는 생각에 물질적 풍요만
좇고 있다.

일본이 소득 1만달러시대를 맞은 84년도의 소비는 우리의 절반수준밖에
안된다고 한다.

우리도 자칫 남미의 아르헨티나등처럼 선진국진입의 문턱에서 좌절하느냐,
일본처럼 확실한 선진국이 되느냐, 냉정히 판단하여 근검절약을 명심해야
할 때라고 본다.

뿐만 아니라 정부와 소비자단체 등은 국민들의 과소비행태를 자제시키기
위해 발벗고 나서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김정은 < 경기 성남 분당구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