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그룹의 시베리아 가스전 개발사업을 정부가 불허한데 대해 러시아
정부가 공식적으로 유감을 표명하고 나서 양국간 외교문제로 비화될
조짐이다.

13일 통상산업부 관계자는 "러시아의 이그나텐코 경제부총리가 최근
러시아를 방문한 현정택재정경제원 대외경제국장을 통해 재경원장관에게
친서를 보내 한보그룹 가스전 개발사업 신고서 반려에 대한 유감의 뜻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러시아측은 친서에서 "한보가 루시아석유회사의 지분 인수대금 2천5백만
달러를 당초 지난 7일까지 송금키로 했었으나 이것이 무산돼 이달말까지로
기한을 연기해줬다"며 "이때까지 한국정부가 조치를 취해 사업이 원활히
추진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현국장은 경협차관 상환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4일까지 러시아를 방문했었다.

러시아가 한국측에 전달한 친서엔 한보의 가스전 개발 외에도 양국간
교역.투자증진 방안과 나홋카 한러공단 건설문제등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준호 통산부 자원정책실장은 이와관련, "한보가 추진중인 시베리아
가스전 사업의 현지조사를 위해 러시아에 파견된 신동오석유심의관이
오는 15일 귀국하면 현지 사정을 감안해 대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산부는 한보가 지난달 러시아 이르쿠츠크가스전 개발을 위해 루시아
석유회사의 지분 27.5%를 인수키로 한 사업신고서를 기존 컨소시엄 사업과
중복된다는 이유로 반려했었다.

< 차병석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