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말 내놓은 "마음가는 대로"를 통해 국내독서계에 커다란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이태리 여성작가 수산나 타마로가 최근 동화소설
"마법의 공원" (고려원 간)을 출간해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파트리크 쥐스킨트와 함께 국내 출판시장에 번역소설의 새 지평을
열고 있다는 평을 받는 수산나 타마로의 매력은 무엇일까.

"마음가는 대로"를 번역한 이현경씨 (외국어대 이태리어과 강사)는
이 젊은 이국의 여성작가 작품에서 특별한 감수성과 인간의 가장
내밀한 부분을 숨김없이 표현해내는 재능을 발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인간영혼의 흐름이나 존재의미에 대한 끝없는 성찰과 탐구가
이어진다는 것.

그는 동화와 리얼리즘소설, 다큐멘터리의 형식을 넘나드는 자유분방한
사유를 빼어난 글재주로 형상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출간된 동화소설 "마법의 공원"은 새롭게 쓰여진 "어린왕자"이자
일종의 문명비평서.

공원의 한적한 숲에서 늑대개인 엄마 구엔디와 행복하게 살던 늑대인간
릭의 눈을 통해 기계문명과 매스미디어에 의해 황폐화되고 획일화되는
현대사회를 비판하고 있다.

TV와 컴퓨터게임 때문에 사각형으로 변해버리는 아이들의 눈, 머리속의
생각을 지워버리는 거품없는 샴푸 등은 타마의 엉뚱한 사고가 엿보이는
대목.

그런가하면 수산나 타마로를 일약 세계적인 작가로 부상시킨 "마음가는
대로"는 저자의 가족사를 빌어 표현한 여성의 삶에 대한 이야기.

80대 할머니가 미국에 있는 10대 손녀에게 보내는 편지글을 모은
이 소설은 고통스러웠던 삶의 여정을 담담하게 풀어놓아 여성은 물론
남성들에게도 진한 감동을 던진다.

국내에서 20만부이상 판매됐으며, 이탈리아에서 200만부, 프랑스와
일본에서는 각각 100만부와 30만부가까이 발행됐다.

"마음가는 대로" "마법의 공원"을 잇달아 펴낸 고려원은 최근 저자와의
계약을 끝냄에 따라 단편집 "하나의 목소리를 위하여" 장편소설
"아니마 문디" 동화소설 "구름속의 머리" 등 타마로의 작품을 연속
출간할 예정이다.

어린시절 "카를로"라는 이름의 남자가 되어 콧수염을 기르고 사관학교에
입학하고 싶었다는 수산나 타마로의 엉뚱함이 몰고올 열풍이 얼마나
확산될지 궁금하다.

< 김수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