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년에 1초밖에 틀리지 않는 초정밀 원자시계가 국내연구진에 의해
만들어진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전자기연구부 이호성박사팀은 현재의 기술수준으로
개발가능한 가장 정확한 원자시계인 "세슘원자분수시계"개발연구에 착수했
다.

오는 2005년까지 시작품개발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는 이 연구가 성공적으
로 마무리될 경우 차세대 통신혁명의 바탕이 되는 안정된 기준주파수원을
독자기술력으로 확보할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원자시계는 하나의 진동체가 다른 진동체에 유도돼 동일한 진동수로 진동
(공진)하는 현상을 이용,일정한 주파수의 신호를 발생케해 그 신호로써 움
직이도록 만든 특수시계.

수정의 진동수를 절대불변인 원자의 고유진동수에 일치하도록 묶어둬 정
밀도를 유지시키는 방식이다.

여기에 쓰이는 원자는 환경이나 시간변화에 가장 안정된 진동특성을 갖
고 있는 세슘원자.

세슘원자는 고유진동수(9192631770Hz)를 갖고 있는데 이 진동주기의 지속
시간을 1초로 규정하고 있다.

즉 보통온도에서 흥분되거나 덜흥분된 두가지 상태로 존재하는 세슘원자
중 흥분된 것은 솎아내고 덜흥분된 것은 수정발진 마이크로파공진기에 통과
시키며 그 과정에서 수정의 주파수와 세슘원자의 고유주파수신호가 합치도
록 하는게 세슘원자시계의 기본원리이다.

세슘원자시계는 현재 세가지 방식이 있다.

첫째는 흥분된 세슘원자를 골라내기위해 영구자석을 이용하는 방식.

이 방식의 세슘원자시계는 아직 국제원자시(TAI)생성에 절대적으로 기여
하고 있지만 자석에서 발생되는 자기장의 영향으로 정확성이 다소 떨어진
다.

독일 연방물리기술청(PTB)에서 가장 최근에 만든 이 방식의 세슘원자시계
도 200만년에 1초가량 틀리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두번째는 광펌핑방식으로 영구자석대신 레이저를 이용하는 것이다.

미국립표준기술연구원(NIST)이 제작한 NIST7이 가장 우수하지만 600만년
에 1초정도의 오차율을 보이고 있다.

이 방식은 특히 장치를 크게 해야하는 단점을 안고있다.

세번째가 표준연이 개발에 착수한 원자분수방식.

세슘원자를 위로 쏘아올리고 관성에 따라 떨어지는 과정에서 마이크로파
와 두번 반응하는 방식으로 원자가위로 올라갔다 떨어지는 모양이 분수같
아 원자분수시계라 불리고 있다.

이 방식은 상온에서 시속 720km로 움직이는 세슘원자를 절대온도수준으로
까지 냉각,시속 0.3km 정도로 움직임을 둔하게 만드는 레이저쿨링기술 개발
로 가능해졌다.

프랑스의 시간.주파수연구소(LPTF)에서 개발,우주공간에서의 실험을 앞두
고 있는 LPTF-F01이 최초의 모델이며 1,000만년에 1초밖에 틀리지 않는 정
확도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표준연은 98년까지 1단계 연구기간중 레이저를 이용한 세슘원자의 냉각.
포획과 원자발사실험및 냉각된 원자와 마이크로파와의 상호작용에 대한 연
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또 2005년까지 프랑스의 LPTF-F01모델에 버금가는성능의 분수방식
원자시계 시작품을 제작한다는 구상이다.

표준연은 이미 10만년에 1초정도의 오차율을 갖는 광펌핑방식의 세슘원자
시계 시작품제작및 시험가동을 마치고 최종성능향상 연구를 진행하는등 원
자시계제작관련 기술을 확보해놓고 있다.

이박사는 이와관련,"초고속 정보교환에서 신호의 정확성을 유지하기 위
한 동기화에는 오차없는 시간이 필수적"이라며 "세슘원자분수시계 개발과제
가 성공적으로 수행될 경우 차세대 정보통신의 품질을 끌어올릴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우주항공이나 천문학분야등에서의 정밀연구활동을 지원하는 것
은 물론 무게를 제외한 각종 표준의 정밀도 역시 높일수 있게 될 것"이라
고 강조했다.

< 김재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