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칼럼] 서울 서울 서울 .. 김도희 <인테리어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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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남산전망대에서 내려다 보는 서울의 야경은 외국의 어느
도시를 보는 듯 근사하고 아름답다.
내가 살고 있는 한 도시에 대해 아름답다고 느끼는 이런 순간마다
생전의 아버님 말씀이 기억난다.
저마다 주머니 하나씩 들고 아버지를 따라 나서던 아침 산책길.
우리 딸들은 아버지 구령에 맞춰 공원이나 강둑에서 보건체조라는
걸 하고 돌아오는 길에 골목마다 떨어진 깡통이나 휴지조각을 각자의
주머니에 주워담곤 했다.
한무리씩 몰려다니며 넝마훈련하는 것같아 부끄럽고 창피해 하던
딸들에게 아버지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깨끗한 도시는 사람을 선량하게 해준다."
쾌적하고 잘 정돈된 환경에서 일상을 영위하는 것이야말로 건강한
삶임을 습관처럼 깨우쳐주려 하신 것이다.
하루가 다르게 변모해가는 서울은 이제 대도시의 규모와 품위는
물론 신속한 정보와 자원을 제공하는 기능도 충분히 갖춰가고 있다.
그러나 이 거대한 도시가 문명과 이기 편익으로만 무장될 뿐 그속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정신적 휴식과 시각적 신선함을 주지 못하는
삭막한 곳이라면 곤란하지 않은가.
구미의 선진국에서는 도시나 건축 계획 못지 않게 건물의 외부공간
활용이나 도시환경이 중요하게 다뤄진다.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복잡한 산업구조속에서 급격히 팽창해진 도시를
보호해야 한다는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
끊어진 다리와 부서진 건물을 복구하고 오직 잘살아보는 일만이
당면과제였던 지난날의 우리는 이제 아니지 않은가.
한 도시의 성격과 문화의 고유한 이미지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는
건물과 거리경관이 얼마나 아름답게 조화되느냐 하는 것이다.
이탈리아 건축가 지오폰티는 "잘 설계된 도시는 그 시대의 정치이론과
경제이론, 문화의 척도를 완벽하게 표현한다"고 하였다.
도시속에서 삶을 영위하는 한 우리 모두는 자발적으로 아름답고
편리한 도시를 만드는데 힘써야 할 것이다.
그래야 그속에서 문화와 행복도 추구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15일자).
도시를 보는 듯 근사하고 아름답다.
내가 살고 있는 한 도시에 대해 아름답다고 느끼는 이런 순간마다
생전의 아버님 말씀이 기억난다.
저마다 주머니 하나씩 들고 아버지를 따라 나서던 아침 산책길.
우리 딸들은 아버지 구령에 맞춰 공원이나 강둑에서 보건체조라는
걸 하고 돌아오는 길에 골목마다 떨어진 깡통이나 휴지조각을 각자의
주머니에 주워담곤 했다.
한무리씩 몰려다니며 넝마훈련하는 것같아 부끄럽고 창피해 하던
딸들에게 아버지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깨끗한 도시는 사람을 선량하게 해준다."
쾌적하고 잘 정돈된 환경에서 일상을 영위하는 것이야말로 건강한
삶임을 습관처럼 깨우쳐주려 하신 것이다.
하루가 다르게 변모해가는 서울은 이제 대도시의 규모와 품위는
물론 신속한 정보와 자원을 제공하는 기능도 충분히 갖춰가고 있다.
그러나 이 거대한 도시가 문명과 이기 편익으로만 무장될 뿐 그속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정신적 휴식과 시각적 신선함을 주지 못하는
삭막한 곳이라면 곤란하지 않은가.
구미의 선진국에서는 도시나 건축 계획 못지 않게 건물의 외부공간
활용이나 도시환경이 중요하게 다뤄진다.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복잡한 산업구조속에서 급격히 팽창해진 도시를
보호해야 한다는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
끊어진 다리와 부서진 건물을 복구하고 오직 잘살아보는 일만이
당면과제였던 지난날의 우리는 이제 아니지 않은가.
한 도시의 성격과 문화의 고유한 이미지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는
건물과 거리경관이 얼마나 아름답게 조화되느냐 하는 것이다.
이탈리아 건축가 지오폰티는 "잘 설계된 도시는 그 시대의 정치이론과
경제이론, 문화의 척도를 완벽하게 표현한다"고 하였다.
도시속에서 삶을 영위하는 한 우리 모두는 자발적으로 아름답고
편리한 도시를 만드는데 힘써야 할 것이다.
그래야 그속에서 문화와 행복도 추구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