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증자명령은 대기업의 생보사 인수합병(M&A)을 촉진할 수 있으나
해당 생보사의 증자를 이행시키기엔 현실적으로 힘들 것으로 보인다.

<> 증자능력 있나

=현재로선 증자명령을 받은 17개사가 수백억원을 불과 7개월밖에 안남은
내년 3월까지 증자할 여력은 희박하다.

일부 대기업 계열이나 관련회사를 빼곤 대부분의 신설 생보사가 중소
상공인들로 구성돼 있어 평균 5백18억원에 달하는 증자를 이행할 힘이
벅차다.

이 때문에 완화책이 나오길 기대하며 "버티기 작전"을 펴는 생보사도 있다.

현재 증자에 적극적인 생보사는 동아생명 동양생명 아주생명 중앙생명 등
4-5개사에 불과하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또다시 분식결산한 사실이 밝혀져 홍역을 치른
동아생명은 9월중 2회에 걸쳐 모두 1,400억원을 증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금호그룹이 사실상 소유한 아주생명은 다음달 회사명을 "금호생명"을
바꾸면서 금호그룹의 공식참여를 선언하고 200억원을 증자키로 했다.

지난해 선경그룹 관계회사인 한국석유등이 인수한 중앙생명도 마찬가지로
지난 4월 100억원을 증자한데 이어 조만간 100억-150억원을 추가증자할
계획이다.

동양생명도 합작파트너인 미베네피트생명측이 법정관리중이어서 동반증자가
어려운데다 지난 5월 합작생보사의 의무합작지분 비율이 폐지됨에 따라
230억원을 조만간 증자할 방침이다.

<> 생보사 인수합병(M&A)

=정부가 생보업계의 현실을 알면서도 증자명령을 강행한 이유는 <>자본력
있는 대기업의 생보사 인수 <>생보사의 부실조직정리 등의 유도에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조치로 그동안 물밑접촉에 그쳤던 생보사 M&A가 좀더
활성될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현재 K, T, H생명 등 5개사가 매각의사를 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생보업 신규진출 규제가 풀린 한진 한화 쌍용그룹등이 증자명령조치이후
다급해진 이들 보험사 인수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생보사들이 종전보다 매각프레미엄을 낮출 경우 M&A실현 가능성은
높아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 앞으로 전망

=신설 생보사는 해마다 지급여력 부족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돼있는
현행 지급여력기준은 "신설사 고사, 기존사 우대"의 불형평 정책이라며
불만을 나타내며 추가완화를 주장했다.

재정경제원 김석원 보험제도 담당관은 "오는 98년 보험시장 완전개방을
앞두고 국내 생보사의 구멍가게식 경영으론 외국 생보사와 경쟁할수 없다"며
"추가완화는 없다"고 말했다.

<정구학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