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대형백화점과 중소규모수퍼마켓, 편의점 등 유통업소 가운데
62.5%가 유통기한이 지난 햄, 소시지, 유제품 등을 판매하고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수입식품중에는 유통기한 표시방법이 업체마다 다르고 표시상태가
불량하거나 알아보기 어렵게 표기된 경우가 많아 표시기준의 미비점
보완책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14일 소비자보호원은 서울 등 전국 9개도시 80개 유통업소를 조사한
결과 대구의 하나백화점, 서울의 경남유통 창동점, 미주 소비자공판장,
써클K 신용산점, 부산의 21세기유통 연산점, 에이스 편의점, 복지유통,
천안 모아슈퍼 등 50개 유통업소가 유통기한이 지난 식품을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위반업소 가운데에는 유통기한을 1년5개월이나 넘긴 수입과자를
파는 곳도(포항 진아수퍼) 있었고 부산의 에이스 편의점, 서울의 미주
소비자공판장, 경남유통 창동점, 대구 하나백화점 등에서 유통기한
경과식품이 많이 적발됐다.

특히 유통기한이 지난 151개 식품가운데에는 햄, 소시지, 유제품 등
하절기에 변질되기 쉬워 식중독 유발가능성이 높은 냉장, 냉동식품이
86개로 절반을 넘었다.

또 유통기한은 제품의 일정장소에 잉크, 각인, 소인 등으로 표기하도록
의무화돼 있는데 풀무원 돌얼음, 삼육라면, 동원 싱싱맛살 등 59개제품이
유통기한을 표시하지 않거나 영문자와 혼용해 소비자들이 유통기한을
알 수 없도록 했다.

수입제품인 로투스 갈레떼, 하인즈 토마토케찹, 스키피 땅콩버터,
웰치 포도주스, 기꼬망 간장, 피칸 크림샌드, 포도쨈 등은 표시기준과
달리 어렵게 표시돼 있거나 표시상태가 불량했다.

이밖에 부패, 변질가능성이 높은 냉동, 냉장식품을 상온에 진열,
판매하는 업소도 8개업소나 돼 전반적으로 식품유통과정에서의 위생
관리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보호원 관계자는 "중소형수퍼의 경우 재고관리가 제대로
안돼 유통기한이 지난 식품을 파는 경우가 많아 소비자가 주의하지
않으면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을 구입할 가능성이 높다"며 "따라서 식품
판매업소에 대한 당국의 위생감시활동 강화 및 유통기한표시를 미흡하게
한 식품의 단속 및 수입식품 표시기준의 미비점 보완책도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 김정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