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장사는 대체로 평년작을 웃도는 호황을 보였다.

특히 지난달말부터 계속된 불볕더위로 에어컨 맥주 수영복 등의
판매신장율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그러나 날씨에 민감한 아이스크림 음료 등은 평년수준.

<>.아이스크림과 음료는 날씨변화에 가장 민감하게 매출이 오르내리는
품목이다.

이에따라 예년과 비슷한 기온에 비내리는 날이 많았던 7월에는 판매가
부진했다.

8월 들어서는 전국 주요도시의 평균기온이 높아진데다 맑은날씨가
계속돼 반짝 경기를 맞았다.

롯데칠성음료 신중희과장은 "올 여름 음료시장은 많은 업체들이
음료사업을새로 시작한데다 특별한 주도품목없이 제각기 신제품으로
승부를 거는 춘추전국시대였다"며 "음료시장전체 볼륨은 커졌지만
개별회사들의 매출은 부진했다"고 분석했다.

음료회사들은 물가인상 소득수준향상 등을 감안, 매년 10% 정도의
매출신장을 자연성장속도로 보고 있다.

지난 7월에는 대부분의 음료회사들이 자연성장속도도 따라가지 못했고
마이너스 성장한 업체도 일부 나타났다.

8월에 다소 상황이 나아지면서 10%를 약간 웃도는 신장률을 보이고
있다.

전체적으로 주요업체들의 올 여름 음료매출은 평년에 비해 10%내외로
집계되고 있다.

아이스크림의 7, 8월 매출액은 평년과 비교해 10-15%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의 판매부진과 가격인상 등을 감안할때 크게 늘지 않았다고
상인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해태제과는 지난 7월의 아이스크림 매출실적이 297억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30%나 늘었다고 밝혔다.

8월 첫 1주일간은 125억원으로 지난해86억원에 비해 45% 증가했다.

그러나 지난해의 경우 지루한 장마와 이상저온으로 이례적으로
아이스크림이 팔리지 않았던 점을 감안, 실제 매출은 크게 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올 여름 맥주장사는 꽤 짭짤했다.

OB 조선맥주 진로쿠어스 등 주류3사의 지난 7월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최고 30%이상 신장된 것으로 나타났다.

OB맥주가 지난해 7월보다 13% 증가한 1,000만상자 (500 20병들이)를
팔았으며 조선맥주는 30%이상 신장된 900만상자를 판매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진로쿠어스도 400만상자를 팔았다.

본격적인 휴가철인 8월들어 맥주판매량은 더욱 늘어 7월 판매량을
웃돌 전망이다.

이처럼 올 여름 맥주판매가 호조를 보인것은 지난 7월 맥주가격인상에
따른 가수요가 겹친데다 OB와 조선맥주의 선두다툼이 치열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또 8월 들어 열대야현상등 폭염이 지속되고있는 것도 맥주매출증가에
한 몫을 했다.

OB맥주의 경우 8월들어 하루 매출이 40만상자로 껑충 뛰었고 조선맥주도
35-40만상자가 매일 팔리고 있다.

진로쿠어스도 15-20만상자씩 나가고 있다.

<>.대표적인 여름 대목 상품인 에어컨은 올해 "불티나게"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LG전자는 올들어 이달 10일까지 41만대를 팔아 지난해 동기의 34만대보다
21% 늘어났다.

삼성전자도 39만대를 팔아 지난해 28만대보다 39%나 많이 팔았고
대우전자 역시 지난해 11만대보다 45% 증가한 16만대를 팔아 치웠다.

가전양판점인 전자랜드 전국지점에서 판매된 에어컨대수는
1만2,000여대로 지난해 6,000대의 2배를 넘어서는 기록을 세웠다.

올 여름 에어컨판매가 호조를 보인데는 지난달말부터 계속된 불볕더위
탓도 있지만 에어컨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변화도 한 몫을 한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박주봉 과장은 "현재 에어컨 보급률은 20%에 육박하고
있다"며 "제품보급률이 20%에 들어서면 시장팽창속도가 그만큼 빨라지게
된다"고 말했다.

<>.백화점들은 올 여름 대목 상품 매출 신장률이 15-30%를 기록,
여름상품판매가 극히 부진했던 지난해보다는 괜찮은 장사를 했던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특히 수영복과 수상레저용품 인기가 높았던 반면 캠핑용품은 판매가
부진, 피서철에 산보다는 바다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6월부터 이달 10일까지 수영복매출액이
11억7,0500만원을 기록,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19.2% 늘었다.

수상레저인구증가로 스킨스쿠버 장비는 지난해 여름보다 무려 1백47%
늘어난 3,0700만원어치를 팔았다.

반면 텐트 배낭 등 캠핑용품은 5억원어치 판매, 지난해 동기의 6억원에도
못미쳤다.

롯데백화점도 대표적인 여름상품인 양산매출액이 6억3,000여만원을
기록, 작년동기대비 30%로 예년보다 높은 신장률을 보였으며 스포츠샌들은
7억1,000만원의 매출로 평년수준인 15%의 신장률을 나타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