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크, 에이크"

요즘 택견 전수관(도장)이 있는 곳을 지나다 보면 이같은 기합소리가
평소보다 힘차게 들려오는 것을 느낄수 있다.

국내 택견 1인자를 가리는 "전국택견명인전"이 오는 9월부터 10월말까지
2개월여에 걸쳐 개최될 예정이다.

그래서 택견 동호인들이 한여름의 무더위 속에서도 비지땀을 흘리며 저마다
기량연마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 택견은 우리민족 고유의 무술.

그러나 택견이 본격적으로 일반인들에게 소개되기 시작한 것은 4년밖에
안된다.

대한택견협회가 체육회로부터 인가를 받고 지난 92년 서울에 첫 전수관을
개설하고부터다.

그전에는 600여명의 동호인이 일부지방에서 명맥만 유지했다.

불과 4년이 지난 지금 전국에는 85개 전수관이 생겼고 대학 등의
동아리만도 70여개에 달해 총10만명의 회원을 확보할 정도로 택견인구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빠른 속도로 보급이 확대된 배경에는 택견 무술이 가지고 있는
한국적인 동작의 자연스러움에 있다.

인체와 자연과의 조화를 강조하기 때문에 힘과 파괴력을 과시하는
태권도나 합기도 등과는 차이점이 많다.

손과 발을 다 사용하지만 상대방 급소를 찌르지 않는다.

손공격은 손바닥으로 하고 발공격은 "느진 발질"을 취하며 타격순간엔
밀어내는 방법을 취한다.

특히 택견의 호흡방법은 독특하다.

아랫배에 힘을 주면서 기를 모으는 "익"과 모았던 기를 풀어주는 "크"로
요약된다.

이같은 호흡과 함께 이뤄지는 기본동작을 보면 마치 취권을 보듯 흐느적
흐느적 거리면서 손발 동작이 이뤄진다.

홑바지저고리에 버선을 신기 때문에 동작 자체가 춤을 추듯 자연스럽다.

대한택견협회 이용복부회장은 "택견은 자신의 신체적 특성에 따라 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두뇌스포츠"이기 때문에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배울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내달부터 시작되는 "택견 명인전"은 한국택견협회의 숙원사업이었던
택견연수원인 "강무제"개설 기념으로 매주 토.일요일 충남 옥천군소재
강무재에서 열린다.

(02) 516-2707

< 김형배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