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헝가리등지에 세계적 자동차 메이커들이 앞다투어 현지공장을
설립하면서 동구지역이 서유럽을 넘보는 세계적 자동차 생산기지로 급부상
하고 있다.

대우자동차가 폴란드 투마니아 체코 우즈베크를 잇는 동구권 생산기지를
구축해 나가고 있는데 이어 지난 6월에는 미국 제너럴 모터(GM)사가 폴란드
남부에 3억달러를 투자, 승용차공장을 세운다고 발표했다.

그 한달전에는 아우디가 독일 고급차업체로는 처음으로 헝가리에서
스포츠카를 조립.생산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일본 스즈키가 헝가리에 자동차 공장을 가동중이며 현대자동차도
하반기부터 이곳에서 스즈키가 헝가리에 자동차 공장을 가동중이며
현대자동차도 하반기부터 이곳에서 트럭을 생산할 계획인등 동구권내
자동차기기 구축경쟁이 날로 열기를 더해가는 분위기다.

시장조사기관인 DRI.맥그로힐은 지난 94년 연산 1백60만대에 불과하던
동구권의 자동차 생산량이 2001년에는 2백70만대, 2006년에는 3백20만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구소련 연방이 붕괴되기전인 지난 80년대 러시아 체코 폴란드등 일부
국가에서만 소량 생산되던 때와 비교하면 엄청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동구권이 이처럼 전략적 자동차 생산기지로 부각되고 있는 첫번째 이유는
현지 수요가 그만큼 빠른 속도로 늘어나기 때문.

이곳 경제상황이 점차 개선되면서 구매력이 향상되고 있는데다 각국 정부도
자동차 관련 세금등을 인하, 수요확대를 이끌고 있다.

이에따라 현재 연간 1백50만대 수준인 자동차 판매량이 2006년에는
2백90만대로 늘어날 것이라는게 DRI의 전망이다.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인 서유럽의 수요증가율이 연 2% 정도에 불과한 현실
을 감안하면 세계적 메이커들이 동구권에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한 결과이다.

동구지역의 생산비 부담이 서구등지에 비해 현격히 낮은 것도 주요업체를
끌어들이는데 큰 요인이 되고 있다.

제조업체의 시간당 평균 임금이 지난해 기준으로 독일의 서독지역이
30달러에 육박하고 프랑스 이탈리아가 15달러를 넘어선데 반해 동독지역을
제외한 국가중 5달러를 넘는 곳은 하나도 없다.

법인세가 낮고 24시간 공장가동도 가능해 무관세로 서유럽에 수출이
가능해진 지금 굳이 독일이나 이탈리아등지에서 자동차를 생산할 이유가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해외기업을 끌어들이기 위한 각국정부의 인센티브 정책도 외국업체
의 투자 봄을 조성하는데 큰몫을 하고 있다.

GM이 헝가리 글리위체에 공장을 세우기로 한것이 대표적 사례이다.

GM은 향후 10년간 법인세를 면제받으며 이후 10년간도 이익의 50%에
대해서만 세금을 내면 된다.

관련 설비도 면세로 들여오는등 엄청난 세금헤택을 받게 된다.

또 주정부는 공장 인근지역의 도로등 인프라를 구축해 주고 근로자들의
기술교육도 담당한다.

헝가리정부는 어런류의 경제특구를 계속 확대, 해외기업들을 끌어들일
방침이다.

결국 자체수요의 확대와 좋은 생산여건 그리고 정부의 적극적 투자유인책이
맞물려 동구권은 세계적인 자동차 생산기지의 자리를 굳혀가고 있는 것이다.

< 브뤼셀=김영규특파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