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영수 <서울중앙병원 스포츠건강의학센터 소장>

영양을 생각하기 전에 배를 채우는 것이 급했던 가난한 시절을
겪어온 중년들에게 체중감량이란 말은 정말 꿈에도 생각지 못했던
단어였을지 모른다.

하지만 지금은 대중매체를 통해 매일같이 비만을 접하게 됐다.

남성들의 경우 두다리는 여성들보다 날씬하다고 자부할수 있지만
툭 튀어나온 배로 인해 자신의 발가락을 시야에서 놓쳐버린 사람이
많다.

이들에게 배를 집어넣기 위해서 실시하는 운동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윗몸일으키기가 단연 많다.

어떤 환자는 "선생님, 저는 윗몸일으키기를 하루에 100개씩 한달동안
했는데도 배가 들어가지 않아요"라고 호소한다.

우리몸의 지방세포수는 선천적으로 타고 난다.

체중을 줄인다고 해서 지방세포 수가 감소하는 것은 아니다.

세포크기가 줄어들어야 체중감량이 된다.

남성들은 복부에 지방세포가 모이는 경향이 있다.

복부는 신체부위 중에서도 가장 쉽게 살이 찌는 곳이며 가장 힘들게
살이 빠진다.

윗몸일으키기를 한다해서 뱃살이 빠지는 것이 아니라 신체 전체의
체지방이 빠질때 비로소 뱃살이 빠지게 된다.

또 흔히 운동을 하면 뱃살이 거의 근육으로 바뀌는 걸로 착각하는데
단지 뱃살의 체지방이 빠지는 것일 뿐이다.

복부비만을 빨리 해결하는 특별한 방법은 없다.

하지만 달리기 수영 자전거 등산등의 유산소운동과 윗몸일으키기
상체좌우로돌려주기 상체뒤로젖히기 모듬발로점프하기 줄넘기등을
복합적으로 하면 복부비만을 해결할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균형잡힌 몸매를 유지할수 있다.

체중조절을 위해서는 규칙적으로 운동해야 한다.

1주일에 5~7일 정도 최대운동능력의 50~70%의 강도로 40분 이상씩
지속적인 운동을 하는 패턴이 좋다.

운동강도가 너무 높으면 지방소모율보다 탄수화물의 소모율이 높아지므로
운동후에 배고픔을 느끼는 정도가 심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오히려 음식물섭취가 증가해 체중조절에 실패할수 있다.

따라서 체중조절을 위한 운동은 낮은 강도로 장시간 실시하는 것이
가장 좋다.

식사는 탄수화물이 50%가량, 단백질이 20%가량의 비율이 되게 하며
식사후 1시간 이상 지난후에 운동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배를 집어넣는데 왕도는 없다.

평소에 식사를 조절하고 운동을 병행함으로써 선채로 발등을 볼수 있는
날이 앞당겨질수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