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회사들 가운데 독특한 결산실적을 낸 기업체도 많다.

경상이익보다 순이익이 더 많은 기업들이 실적이 특이한 기업으로 꼽힌다.

이는 보유부동산이나 유가증권을 매각해 특별이익이 발생한 경우가 대부분
이다.

또 히트상품의 판매호조로 실적이 호전된 기업이 있는가 하면 엄청난
환차손으로 실적이 크게 악화된 기업도 있다.

주가는 많이 올랐지만 실적은 뒷받침되지 않는 기업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대우경제연구소가 집계한 12월결산 상장기업 563개의 반기실적을 살펴보면
경상이익보다 당기순이익이 많은 기업은 88개사에 달한다.

이가운데 경상이익은 적자를 냈지만 경상적자폭보다 특별이익이 더 많아
당기순이익은 흑자를 낸 기업들만도 14개사에 달한다.

보유주식이나 부동산을 매각함으로써 막대한 특별이익을 낸경우가 대부분
이다.

대한중석을 매각한 거평과 3M지분을 처분한 한국유리, LG정보통신주식
74만주를 매각한 LG전자등은 보유주식의 매각으로 순이익을 늘렸다.

극동건설 한주화학 충남방적 서통등은 보유부동산의 매각차익으로
경상이익보다 순이익이 늘어난 케이스.

경기위축국면으로 인해 내로라는 대기업계열사의 실적이 크게 악화된 것도
올상반기 기업실적의 특징.

삼성전자의 이익이 크게 감소한 것을 비롯 현대자동차가 부르몽공장에서
입은 1,400억원의 특별손실로 순이익이 42.4%나 감소했다.

선경그룹계열의 유공도 18%의 매출액증가에도 불구하고 석유화학부문의
이익감소와 834억원의 환손실로 경상이익이 순이익이 71.3%나 줄었다.

대한항공은 환차손이 적자전환의 주요인이었다.

거액의 환차손을 입어 경상이익과 당기순이익이 모두 2,500억원대의 적자를
기록했다.

환율헤지기능이 없어 약 1,500억원의 환차손을 입은게 대규모적자의 원인
이었다.

한국전력도 환차손규모가 2,400억여원에 달해 이익이 감소했다.

OB맥주는 지속된 신상품판매증가의 실패로 661억원으로 적자폭이 크게
늘어 창립100주년을 맞은 두산그룹을 적자에 허덕이게 했다.

은행들이 예금과 대출금리차가 커진데다 각종 수수료수입으로 지난해
적자에서 올해 흑자로 돌아섰지만 서울은행은 예외였다.

대규모주식평가손은 물론 논노 건영등 부도 또는 자금악화상태의 기업에
대한 대출로 자산이 부실화되며 적자규모가 694억원으로 확대됐다.

반면 경기부진속에서도 경영실적이 크게 좋아진 기업도 있다.

한국이동통신은 휴대전화가입자의 꾸준한 증가세로 1,561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포항종합제철이 경비절감노력으로 경기둔화에도 불구하고 순익이 16.4%나
늘어나는 선전을 했다.

보해양조는 프리미엄소주 "김삿갓"의 판매호조로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주가조작설로 곤혹을 치렀던 에스원은 가파른 성장세로 순이익이 103.1%나
증가했고 한정화학 제일물산 엔케이텔레콤 크라운제과 한국카프로락탐
성미전자 인켈등은 200%가 넘는 순익증가율을 보였다.

올들어 주가가 100%이상 오른 24개종목들도 대부분 이익이 늘었다.

연초대비수익률이 무려 600%가 넘는 대성자원과 주가수익비율(PER)이
0.6배로 가장 낮은 동산씨앤지가 흑자로 전환됐고 한국카프로락탐 성미전자
한국카본등이 각각 486% 390% 130.8%등 큰폭의 이익증가를 보였다.

그러나 환경관련주로 작전성종목으로 꼽히는 창원기화기는 연초에 비해
주가가 103%가 올랐으나 순익은 20%나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대한펄프 한신기계 대유통상 범한정기 태평양종합산업 신광산업 보락
신라교역 유양정보통신등도 모두 순이익이 감소해 적자상태를 면치 못했다.

<최명수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