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에서 새로 설립된 무역업체는 모두1만2천8백70개.

하루에 35.3개가 무역업에 발을 들여놓은 셈이다.

그러나 이중 1천만달러 이상의 수출실적을 기록, 중견무역 업체로
발돋움한 회사는 3개에 불과하다.

설립기업체수와의 비율로 따지면 0.023%로 낙타가 바늘구멍을통과하는
것만큼이나 어려웠다.

또 비교적 성공한 무역업체로 간주될 수 있는 수출실적 1백만~1천만달러
미만을 달성한 회사는 2백7개(1.6%)에 그쳐 무역업창업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한국무역협회는 창업 2년만에 6백만달러의 수출실적을 올린
"우리델타사"의 홍윤사장 등 성공한 무역업계 인사들로부터 무역인이
갖춰야할 기본적인 자세에 대한조언을 듣고 이를 무역 10훈으로 엮었다.

<>제1훈, 신뢰를 확보하라.

무역은 제품의 이동이지만 이는 사람과 사람간의 만남이 선행된 후에야
가능하다.

따라서 일단 상대방의 신뢰를 얻는 것이 중요하며 신뢰관계가 형성되면
오더는 자연히 굴러들어온다.

자주 전화하고 세계적인 꽃배달 서비스망을 이용, 경조사를 챙기는 것이
기본이다.

<>제2훈, 돈의 흐름을 파악하라.

무역업체의 가장 큰 어려움은 자금이다.

무역업체 창업자들은 제품이나 해외마케팅에 노하우가 있다고 사업을
시작했다가 얼마안가 낭패를 보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돈의 흐름을 소홀히
했기 때문이다.

<>제3훈, 고정바이어를 만들어라.

매출이 항상 일정한 것도 아니고 기복이 심한것이 무역이다.

불황을 이기는 비결은 고정바이어를 만드는 것이다.

고정바이어 확보여부는 클레임이 제기되거나 어려운 상황이 벌어졌을
때 얼마나 적극적이고 성실하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클레임 처리에 적극성을 보여야 한다.

<>제4훈, 끊임없이 재확인하라.

새로운 거래는 제품을 선적하고 난 후부터 시작된다.

수입국에 직접 달려가 물건을 전달해준다는 자세로 선적시기를 전화나
팩스로알려주고 물건을 받았을 때쯤에 다시 물건의 이상유무를 상대측에
확인해야 한다.

또 팩스를 보낸후 바로 전화로 확인하는 습관을 지녀야 한다.

<>제5훈, 물류 마인드가 경쟁력을 좌우한다.

우리나라 평균 물류비가 매출액의 16% 안팎이라고 하지만 일부제품은
30%를 넘어서기도 한다.

대부분의 무역업체들이선사운임에만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으나 창고료와
육상운송료 역시 선사운임과 맞먹는다.

<>제6훈, 창업은 30대에 하라.

20대는 경험이 적고 40대는 이미 늦다.

특히 40대까지 자본을 축적해 회사를 설립하겠다는 샐러리맨들이 많은데
40대가 넘어가면 보수성향이 강해져 과단성이 부족해지고 자녀교육 등
개인적 비용이 급증하는 시기와 겹쳐 어려움이 많다.

<>제7훈, 자신의 성격을 먼저 파악하라.

남이 한다고 하니까 무작정 시작하는사람이 너무 많다.

"다시 태어나도 무역을 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각오가 확고해야
성공확률은 높아진다.

<>제8훈, 우회적 언어 표현능력을 높여라.

외국어로 의사를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은 무역업의 필수조건이다.

여기에다 우회적으로 의견을 전달할 수 있는 능력도 갖춰야 한다.

우회적인 표현이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우회적 표현에는 약간 과장하는 습관도 필요하다.

<>제9훈, 상관습을 이해하라.

이제는 협상의 시대다.

협상력이 뛰어나면 안되는것도 되게 만들 수 있고 같은 물건도 비싸게
팔 수 있다.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상관행 뿐 아니라 상대국의 의.식.주에
대한 기본적인 문화유형을 파악해야 한다.

<>제10훈, 전문아이템을 만들어라.

무역업계에 "잡화에 손대면 망한다"는 말이있다.

이는 아이템에 대한 전문성을 강조한 것으로 기존 업무경험을 잘 살려
전문화를 추구하는 것만이 무역업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산경험이
배여있다.

< 임혁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