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정책을 집행하면 그 정책은 겉돌게
마련이다.

현실세계관 복잡다단하고 이해집단가의 견해차이가 커서 어떤것이
진짜 현실인지를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이해집단간의 견해차이를 조정, 국민경제가 나아가야한 방향을
제시하고 이를 추진하는 일은 경제정책당국에게 맡겨진 가장 큰 과제다.

한승수 경제부총리가 오는 9월초 새로운 경제정책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경제현장 파악에 나서고 있다.

19일 가락동 농수산물시장 방문,20일 청주공단의 LG반도체 한국도자기
공장과 경부고속철도공사현장을 둘러보고 경기도 기흥 삼성전자의 반도체
공장을 찾아가기로 했다.

또 22일에는 통산부.건교부 노동부장관과 함께 전경련등 경제5단체장을
비롯한 경제계 인사들을 만나고 29일애는 소비자, 여성, 시민단체
관계자들과 만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정책의 최고 책임자가 현장의 목소리와 각계의 의견을 듣고
정책방향을 제시하겠다는 것은 바람직한 일일뿐 아니라 당연한 일이다.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정책은 실효를 거둘수 없다.

그렇게 때문에 우리는 한승수 경제 부총리의 행보에 관심을 가지고
좋은 결과임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경제부총리의 경제난 타개를 위한 의견수렴행보를 평가하면서도
그것이 전시용 방문행사가 아니기를 당부하고자 한다.

현장 목소리를 듣는다는게 몇군대를 방문하고 누구와 만나는 것으로
끝나는 일이 아니다.

더욱이 현장의 목소리도 각양각색이여서 어느것이 진짜 목소리인지를
가려내는 일고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서로 다른 견해를 어떻게 조정하느냐도 새경제팀의 과제다.

"나무"도 보고 "숲"도 보는 안목을 기댜히지 않을수 없다.

한국경제가 위축되고 있는게 어제 오늘에 비롯되지 않았다.

경쟁력을 잃고 있는것은 고비용 저효율체질 띠문이라는 것을 모르지
않는다.

한부총리가 현장방문에서 그런 체질을 더욱 분명히 확인할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인가.

각계의견을 듣고 잘못된 점을 고치고 고비용 저효율체질을 개산하려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펼칠수 있느냐가 한국경제를 살리는 열쇠다.

그렇기 때문에 새경제팀이 무슨 경제해법을 빨리 내놓아야 한다는
부담을 떨쳐버려야 한다.

빨리 무언가를 내놓으면 그것을 부실공사와 같은 것이 될 가능성만
높인다.

고임금 고금리 고지가 고물류비용 높은 규제벽을 어떻게 손질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잘못된 규제가 기업의 발목을 얼마나 묵고 있는가를 규제를 당하는
기업의 입장에서 문제를 한번 접그 해 보길 바란다.

지급 우리사회에는 기업하기 싫다는 기업인이 늘어가고 있다.

우리기업은 기업하기 좋은 해외로 빠져 나가고 외국기업은 들어오지
않는다.

사정이 이러한데 경제성장을 지속시키고 경쟁력을 높일 다른 방도가
없다.

경제성장지속 국제수지균형 물가안정이라는 거시경제목표는 기업가의
기업의욕, 근로자의 근로의욕, 일반국민의 근검.절약의욕이 바탕이
되지 않고서는 달성될수 없다.

한승수 부총리에게 당부하고자 하는 것은 한국을 기업하기 가장
좋은 나라로 만들겠다는 신념을 가져달라는 것이다.

그런 신념만 있으면 닥치는 어려움을 풀어가지 못할 이유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