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도성 <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 >

미국의 인터내셔널 페이퍼 (International Paper : 약칭 IP)사는
펄프 종이 그리고 목재를 생산 판매하는 종합제지회사로 80년대부터
비약적인 성장을 이루어 87년이래 세계 펄프.제지업계 매출 1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IP가 짧은 기간에 이렇게 놀랄만한 속도로 성장할수 있었던 원동력을
분석해 보는 것은 한솔제지를 비롯 성장정책을 추구하는 많은 제지회사들의
관심사라고 할 수 있다.

IP의 매출액은 95년 15조원(약2백억달러)이며 지.판지와 펄프의
생산능력이 약1천5백만t에 이른다.

반면에 우리나라의 최대 제지회사인 한솔제지는 95년 매출액이
1조2천억원이고 지.판지(펄프는 없음) 생산능력은 2백만t으로 세계 43위에
불과한 실정이다.

그러나 한솔제지는 최근 4년동안 생산능력을 4배나 증가시키는 등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고 있으며 2001년에는 매출액 5조5천억원, 생산능력
5백만t의 세계 10대 제지회사로 도약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IP와 한솔제지를 시장점유율 품질, 그리고 원가의 경쟁력지표를
가지고 비교해보자.IP는 펄프를 자체 조달하여 백상지 골판지 코트지
백판지등을 생산 판매하여 세계시장의 3%를 점유하고 있는데 비해
한솔제지는 부가가치가 낮은 신문용지와 인쇄용지를 중심으로 백상지
코트지 백판지도 생산 판매하지만 세계시장점유율은 0.5%에 불과한
실정이다.

또한 단위당 원가는 한솔제지가 IP에 비해 13~39%나 높으며 항목별로
보면 원료비와 제조간접비에 월등한 차이가 있다.

IP가 보유하고 있는 경쟁력은 첫째로 일관화된 생산공정에 기인한다.

IP는 산림-목재-펄프-종이-가공의 완전한 일관화시스템을 갖춤으로써
공정상의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고 특히 종이생산의 가장 중요한 원가요소인
화학펄프를 저가로 자체 조달하며 원재료 공급의 불안정에 대처하고 있다.

이에 비해 한솔제지는 고급지종의 주요 원료인 화학펄프를 대부분 수입해
사용하고 있어 물류비 에너지비를 비롯한 공정상의 비용과 손실을
감당하여야 하고 또한 원재료 가격위험에 심하게 노출되어 원가경쟁력이
매우 취약한 실정이다.

둘째로 IP의 경쟁력우위는 대형화된 규모와 범세계적인 경영에
기인한다.

IP는 80년대부터 국내 신.증설과 해외 M&A를 통해 제지.펄프 생산능력을
확대, 규모의 경제를 이루고 원가경쟁력을 제고하였다.

또한 IP는 생산 가공 판매 유통에 있어서 범세계적으로 진출하여 IP의
해외 매출비중은 29%에 달하며 이중 8%만이 수출에 의한 해외매출이다.

이에 비해 한솔제지는 최근에 들어서 해외공장의 건설 또는 합작투자를
통한 해외진출을 시도하였고 호주와 뉴질랜드에 조림사업을 하는등
세계화전략의 첫 걸음을 시작하고 있다.

셋째로 IP는 3~4개 부문에 고루 비중을 두는 다각화를 이룸으로써
수익기반을 다변화하고 범위의 경제를 확보하고 있다.

IP는 부가가치가 낮은 신문용지는 생산 하지않으며 부가가치가 높은
용지를 생산하여 사업구조의 고도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한솔제지가 21세기의 세계 10대 제지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우선
원가의 획기적인 절감을 이루어야 한다.

원가의 절감을 이루기 위해서는 일관화 추진, 해외 펄프공장 지분참여
또는 전략적 제휴를 통한 안정적 원료공급선 확보, 고지 수집및 유통망
확충, 그리고 국내외 M&A를 통한 대형화 추진이 필요하다.

특히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합작투자나 원료확보를 위한 해외조림에
힘써야 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