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됐다.

이번 조사로 휘발유 품질은 어느 회사제품이나 똑 같다는 사실이
밝혀질 거다"(현대정유) "성분검사 수준일 뿐 품질평가와는 거리가
멀다.

결과도 신통찮을 거다"(유공 LG칼텍스정유등 선발업체)

소비자보호원과 품질검사소가 공동으로 국내 정유5사의 휘발유 품질조사에
착수하면서 정유업계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브랜드휘발유 경쟁을 선도한 유공 LG등 선발사들이 난색을 표명하는 반면
후발사들은 "그 동안의 소모전을 종식시킬 기회"라며 반기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초부터 시작된 정유업계의 브랜드휘발유경쟁이
"품질 시비"로 비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소보원은 각 정유사가 브랜드휘발유의 광고.홍보전을 벌이면서
소비자의 제품선택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판단, 최근 정유5사 휘발유의
품질조사를 시작했다.

지난 5월 조사대상 제품과 시험항목 및 방법을 정하는 사전심의를
마친데 이어 이달 들어서는 각사의 서울지역 4개 주유소와 고속도로
2개 주유소의 휘발유를 시료로 거둬갔다.

소보원은 이번 조사에서 <>옥탄가<>증류성상<>동판부식<>성분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결과는 11월에 발표할 계획이다.

소보원은 특히 품질우수도를 점수별로 평가해 게제하고 광고내용과
다르거나 각종 기준치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제품에 대해서는 관계기관에
시정을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석유사업법이나 대기환경보전법상 규정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제품은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그동안 각 정유사들이 브랜드휘발유를 내놓으면서 자사
제품의 품질이 엔진보호효과가 탁월하다고 선전해왔다는 점이다.

품질조사 결과가 엇비슷하게 나올 경우 브랜드 도입의 의미가 사라지는
자칫 "과장광고"라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특히 지난 95년초 "테크론"상표를 도입해 국내 브랜드휘발유 시대를
연 LG칼텍스정유와 같은 해 "엔크린"이라는 고유 상표를 선보인 유공의
경우는 매우 떨더름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LG관계자는 "첨가제를 넣지 않은 상태에서 비교한다면 당연히 비슷하게
나올 수 밖에 없다"며 실제로 소비자들이 사용하는 첨가제휘발유를
검사하지 않는 조사는 아무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반면 유공 LG에 밀려 할 수 없이 각각 "이맥스" "수퍼크린" 브랜드를
도입했던 한화에너지,쌍용정유등과 아예 상표휘발유를 내놓지 않았던
현대정유등 후발업체들은 상표전쟁이 끝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반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름교환등이 관행화돼 있는 상황이어서 이번 품질조사가
또다른 "품질시비"를 촉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 권영설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