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가 최고치를 경신, 기업들의 자금난이 가중되고 있다.

최근 가장 많이 오른 금리는 기업어음(CP) 할인률이다.

지난 12일 연14.1%였던 기업어음금리는 일주일사이에 연16.5%로 2.4%
포인트나 급등했다.

이처럼 기업어음금리가 급등한데는 기본적으로 기업의 자금수요가
늘어난데 있다.

삼성그룹 현대그룹 한전등 그동안 은행이나 종금사 등에 에금을 하던
기업들이 최근에는 돈을 빌리는 차입자로 바뀌었다.

또 추석을 앞두고 중견기업들도 자금을 미리 확보하려고 높은 금리에도
불구하고 자금을 끌어당기고 있다.

경기후퇴에 따른 재고누적으로 운용자금수요가 늘어나고 있는데다 은행의
당좌차월금리가 연17~18%대에 걸려있어 이를 갚기 위해 기업어음을 대거
발행하고 있다.

여기다 기업어음의 주매수자인 은행신탁은 자금이 부족해 의도적으로
금리를 높여부르고 있다.

그래도 기업들은 마땅한 대안이 없어 "울며겨자먹기"로 발행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장기금리인 회사채수익률도 연일 연중최고치를 경신하면 19일 연12.42%까지
상승했다.

이런 마당에 최근 대미달러환율이 급등하자 한은은 달러를 매각, 환율을
안정시키는 과정에서 상승압박이 커지고 있다.

한은은 대미달러환율이 연초에 달러당 774원80전에서 이달 19일 현재
821원70전으로 46원90전(6.05%)이 올라 소비자물가는 0.85%, 생산자물가는
1.46%를 올리는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한은으로서는 물가안정을 위해 환율방어가 불가피하다.

그러나 이때문에 금리가 오르고 있어 탄력적으로 통화를 풀기는 하지만
"가뭄에 가랑비"밖에 안되되는 수준이다.

그렇다고 이미 잔뜩 풀어놓은 통화를 더풀자니 지준을 제대로 못쌓은
은행을 도와주는 꼴이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안팎곱사등" 신세가
됐다.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금리는 당분간 더오를 수밖에 없는 형편이라는게
업계의 일반적 전망이다.

더구나 재정경제원은 내달에도 회사채발행물량을 이달수준인 2조1,000억원
수준에서 묶을 방침이라 자금가뭄속에 금리상승은 추석때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 안상욱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