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업체들은 경기위축에 따른 영향을 많이 받았다.

수출부진에 따라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고 반기순익은 대부분 적자를
기록했다.

게다가 4개상장 자동차회사는 저마다 실적악화의 사연을 가지고 있다.

노사분규 특별손실 설비투자 업황악화 등 각기 다르다.

우선 기아자동차는 지난 6월17일부터 약보름간에 걸친 노사분규로
매출증대에 직접적인 차질을 빚었다.

대부분 기업들이 반기결산 막바지에 초과생산으로 매출을 늘리는 것을
감안하면 기아차의 매출증가둔화는 노사분규 때문이다.

당초 기아자동차의 반기실적이 흑자를 낼 것이라는 애널리스트들의 분석도
있었지만 수출물량이 전년동기에 비해 7.1%나 줄어들어 경상이익은 물론
순익도 적자를 면치 못했다.

현대자동차는 사정이 좀 다르다.

노사분규가 없었고 부품회사로부터의 매입단가도 낮춰 재료비도 절감했다.

수출부문에서는 원화절하로 인해 수출마진도 좋아졌다.

이에 따라 영업활동으로 인한 경상이익이 1,911억원에 달해 지난해
반기보다 54.2%나 늘었다.

그러나 현지에서의 판매부진으로 문을 닫은 캐나다현지법인 하키사의
청산으로 인해 2,798억원의 손실이 난게 문제였다.

궁여지책으로 엄청난 특별손실을 절반씩 나눠 1,457억원만 반기특별손실
처리하고 나머지는 선급비용으로 잡은후 하반기에 손실처리키로 했다는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따라서 반기순익은 지난해 보다 42.4%줄어든 516억원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약1,000억원의 당기순손실이 발생한 셈이다.

쌍용자동차는 예상보다 적자규모가 크게 늘었다.

새로운 시설투자가 원인이었다.

내년 하반기에 대형승용차를 내놓는다는 목표로 건물과 기계장치 등에
투자함으로써 금융비용이 크게 증가했다.

금융비용부담률도 15%를 넘어섰다.

아시아자동차는 대형상용차시장의 경쟁심화로 적자로 전환된 케이스다.

현대자동차와 대우중공업등이 대형상용차의 생산능력을 두배로 늘림에
따라 판매경쟁이 심해졌다.

게다가 경상용차부문에서도 브라질의 수입제한으로 수출이 줄어들고
말았다.

쌍용투자증권 조사부 손종원과장은 "자동차업체의 주가는 이미 하락폭이
커져 있어 대부분 매도보다는 관망을 권유하고 있다"며 "엔화가 강세로
돌아서 우리나라 자동차들의 수출경쟁력이 확보돼야만 자동차업계의
업황이 좋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 최명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