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자동차등록대수가 200만대를 넘어섰고 길마다 자동차가 막혀
심각한 교통난을 유발하고 있으니 더운 날씨에 짜증스럽기만 하다.

도시교통난 완화대책에 대하여 여러가지 지혜를 모으고 있으나 획기적인
효과가 나오는 것은 그리 쉽지않을 것같다.

그러나 최근 서울시에 오존주의보가 자주 발령되면서 교통난과 함께
대기오염문제와 관련하여 자동차이용을 억제해야 한다는 시민들의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공기오염의 75%정도가 자동차에서 뿜어내는 배출가스에서 비롯된다고
하니 자동차이용이 교통난과 환경문제를 동시에 일으키고 있는 셈이다.

자동차를 이용하지 않고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할수만 있다면 두 마리의
토끼를 한 손으로 잡을수 있으련만 이것이 생각같이 쉽지않음을 솔직히
느낀다.

서울시 간부들은 대중교통이용을 솔선실천하기 위하여 1급공무원 이하는
모두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고 있고 시장과 부시장들도 월요일과 10부제
해당일에는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있다.

항상 모자라던 시청 후정 주차장도 텅빈채로 남아돈다.

그러나 요즘같이 더운 날에 시내를 걷는다는 것이 쉽지않고 뙤약볕에
버스를 기다리는 일이나 무더운 지하철역에서 전철을 기다리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시원한 냉방장치가 되어있는 자동차의 매력과 편으성을 포기하기란
그리 쉬운 일같지 않다.

더구나 사업상 불가피하게 자가용을 이용해야 하는 경우들도 많다.

우리가 아무리 자동차이용을 줄일 필요를 느낀다 해도 원시로 되돌아갈
수는 없지만 가능한 범위에서 자가용의 유혹을 떨쳐버려야 하겠다.

영국속담에 "Car is coffin"(차는 관이다)라는 말이 있다.

또 자연식건강법을 주장하는 어떤 분의 수기를 보면 기름진 음식을
즐기고 걷지 않고 차만타고 다닌 결과 성인병에 걸려 사업을 망치고
살기위하여 자연식건강법을 개발했다고 술회하고 있다.

이제 며칠 있으면 시원한 가을이 온다.

걷기에 안성맞춤인 계절이다.

가까운 거리는 걷고 느긋하게 버스를 기다려 타고 가급적 지하철을
이용하여 교통난을 줄이고 우리가 자랑하는 맑은 가을하늘을 되찾아 보자.

나보다 급한 사람, 더 필요한 사람이 자가용을 불편없이 탈수있도록
협조하는 시민정신을 가져보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