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민칼럼] 다음세대를 생각하는 정책 ..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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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락동시장의 경제부총리"가 무덥고 답답하게 느껴진다.
날씨 탓만은 물론 아니고, 그가 가지말아야 할 곳을 갔거나 잘못한게
있기 때문은 더더욱 아니다.
"주가 한때 800선 붕괴" "생활에 대한 불안 91년이후 최고" 등, 그의
가락동시장 방문기사와 함께 실린 아침신문의 경제뉴스가 짜증스런
무더위를 더하게 하고, 그에게 마땅한 해결책이 있을 리 없기 때문에
더욱 답답해진다.
가격동향을 묻는 부총리에게 어느 늙은 상인은 말했다고 한다.
"많이 들어오면 내리고 적게 들어오면 오른다"고.
맞는 말이다.
이치는 이렇게 쉬운데 현실은 어렵기만하니 답답할 수 밖에 없다.
국제수지 물가 고용 등 국민경제의 세 변중 그 어느 것 하나 만족할
만한게 없는 오늘의 경제상황도 진단은 간단하다.
과분수때문이다.
화장실가듯 하는 외국나들이, 생산성은 낮아도 임금은 더받아야겠다는
비논리적인 이기심, 과소비 등 우리 모두가 분수를 넘는 짓을 해왔기
때문이다.
그러고도 경제가 계속 잘 굴러간다면, 그것은 기적이다.
그러나 경제에 기적이란 없다.
라인강 또는 한강의 기적이라는건 수사일 뿐이다.
서독 일본 한국의 경제발전은 결코 기적이 아니다.
이기지못한 전쟁, 그래서 남은 것은 악뿐이었기 때문에 이를 악물고
노력한 결과일 뿐이다.
그러나 그런 헝그리정신은 이제 우리에겐 없다.
그 기억조차도 너무 아련히 사라졌기 때문에, 경제가 어려워지는
것은 당연하다.
2002년 월드컵 한.일공동개최가 확정되던 날, 마침 시골에서 올라오신
일가 노인 한분이 이런 엉뚱한 소리를 하셨다.
"그 무슨 운동회더라...
박대통령때, 왜 따놨다가 다른나라에 준 운동회있지.
그양반 참 대단한 분이었어"
아시안 게임과 올림픽, 월드컵을 구분할 만한 상식도 없으신데다 꽤나
구두쇠인 노인네의 뚱딴지같은 소리에 실소를 짓다가 가만히 생각해보니
반드시 그럴 일이 아니었다.
무장공비침투 등 북한의 방해가 예상되는데다 비용도 만만치않아
반납한 것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그때 기준으로는 꽤나 선거용으로
포장할 수도 있었을 아시안게임을 반납하기란 결코 쉽지만도 않았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때이르게 들뜨지 않도록 하려는 배려 때문이었다면, OCED(경제협력개발
기구)가입에 집착해 있는 현정부관계자들이 본받아야 할 필요가 있다.
어쨌든 지금 우리 경제가 안고 있는 문제는 테크노크라트층의 처방
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렵다는 측면에서 심각성이 있다.
지금까지 경제가 어려워지면 환율을 올려 돌파구를 마련해온게 경제
관료들의 처방이다.
1.2차 석유파동에 대처하기 위한 수단도 그랬고, 80년대 중반에도
그랬다.
쉽게 말해서 돈가치를 떨어뜨려 무차별적인 강제감봉조치를 취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의도적인 큰 폭의 환율조정은 당장 미국 등의 제동을 불러올 것이고,
대내적으로도 감내하기 어려운 부담을 결과하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서도 환율이 오르고 있기는 하지만, 더이상 대폭 오를
가능성은 희박하다.
대폭적인 원화절하는 소소한 생필품까지 수입의존도가 커진 현상황
에서는 과거보다 더 큰 물가불안을 부를 것이고, 이는 필연적으로 집값
등 부동산가격을 부채질할 것이기 때문에 마땅한 선택이라고 할 수도
없다.
그 어느 때보다 정책수단 선택의 폭이 줄어들었다는 얘기가 된다.
우리 경제의 구조적 문제들을 경제장관까지 포함한 관료층에서
해결하기는 어렵게 돼있다는 말로 이어질 수 있다.
관료층 그 이상이 나서야 한다.
부총리가 가락동 상인들에게 "물가안정에 앞장서서 국민들이 물가걱정
없이 살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해서는 지위가 낮아서 효과가
없으니 총리나 대통령이 나서서 말해달라는 의미가 아니다.
관료층이 알아서 할 일이 못되는 결정, 보다 본질적인 차원의 결단이
요구되는 시점이 됐다고 보기때문에 하는 말이다.
고지가 고임금 고금리 등 우리 경제를 짓누르고 있는 고자항렬의
대수술은 이제 정치적 결단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그것은 이른바 "특혜시비"에 말려들지 않겠다는 몸조심만 해서도
될 일이 아니다.
얻는 표보다 잃는 표가 더 많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 그것은 글자그대로
결단이어야 한다.
싼 공장부지공급이 우선 과제다.
실제로 그 땅을 생산.주거용도로 쓰고 있는 지주와 사놓고 값 오르기만
기다리는 부재지주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
경작농민 등 실제 사용지주에게는 동일한 효용의 부동산대체취득이
가능한 선에서, 부재지주에게는 취득가에 은행금리를 보장하는 가격으로
수용, 용도전환제한.100년 임대조건으로 파격적인 싼 값에 공장부지를
공급하면 어떨가.
국민경제에 큰 보탬이 될 것은 명확하다.
돈이 생기면 땅에 묻어둬야 한다는 잘못된 인식이 뿌리채 흔들릴
것은 불을 보듯 명확하다.
그러나 그것은 정치권의 현실에 대한 냉철한 인식과 자기희생을
각오한 결단없이는 불가능하다.
토목비용포함 평당 100만원이 넘는 공장이 들어서는걸 치적으로
여기는 지자체장이나 정치인에겐 하나마나한 소리일지도 모른다.
우선 손쉬운 휴전선인근 땅만이라도 지금 싸게 국가에서 확보하는
방안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임금안정도 결코 불가능하지만은 않다.
임금상승에 기관차 역활을 하고 있는 자동차 조선업종과 정부투자
기관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
그것은 상대적인 저임속에서 그나마 회사가 문을 닫지않을까 전전긍긍
하는 불황 중소업체 근로자들의 박탈감을 덜어주는 형평의 조치이기도
하다.
저축이 땅으로 가지않고 과소비가 진정된다면 고금리는 그냥둬도
꺾이게 마련이다.
다음번 선거가 아니라 다음 세대를 생각하는 정치, 그 결단이 있으면
경제문제는 해결될 수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21일자).
날씨 탓만은 물론 아니고, 그가 가지말아야 할 곳을 갔거나 잘못한게
있기 때문은 더더욱 아니다.
"주가 한때 800선 붕괴" "생활에 대한 불안 91년이후 최고" 등, 그의
가락동시장 방문기사와 함께 실린 아침신문의 경제뉴스가 짜증스런
무더위를 더하게 하고, 그에게 마땅한 해결책이 있을 리 없기 때문에
더욱 답답해진다.
가격동향을 묻는 부총리에게 어느 늙은 상인은 말했다고 한다.
"많이 들어오면 내리고 적게 들어오면 오른다"고.
맞는 말이다.
이치는 이렇게 쉬운데 현실은 어렵기만하니 답답할 수 밖에 없다.
국제수지 물가 고용 등 국민경제의 세 변중 그 어느 것 하나 만족할
만한게 없는 오늘의 경제상황도 진단은 간단하다.
과분수때문이다.
화장실가듯 하는 외국나들이, 생산성은 낮아도 임금은 더받아야겠다는
비논리적인 이기심, 과소비 등 우리 모두가 분수를 넘는 짓을 해왔기
때문이다.
그러고도 경제가 계속 잘 굴러간다면, 그것은 기적이다.
그러나 경제에 기적이란 없다.
라인강 또는 한강의 기적이라는건 수사일 뿐이다.
서독 일본 한국의 경제발전은 결코 기적이 아니다.
이기지못한 전쟁, 그래서 남은 것은 악뿐이었기 때문에 이를 악물고
노력한 결과일 뿐이다.
그러나 그런 헝그리정신은 이제 우리에겐 없다.
그 기억조차도 너무 아련히 사라졌기 때문에, 경제가 어려워지는
것은 당연하다.
2002년 월드컵 한.일공동개최가 확정되던 날, 마침 시골에서 올라오신
일가 노인 한분이 이런 엉뚱한 소리를 하셨다.
"그 무슨 운동회더라...
박대통령때, 왜 따놨다가 다른나라에 준 운동회있지.
그양반 참 대단한 분이었어"
아시안 게임과 올림픽, 월드컵을 구분할 만한 상식도 없으신데다 꽤나
구두쇠인 노인네의 뚱딴지같은 소리에 실소를 짓다가 가만히 생각해보니
반드시 그럴 일이 아니었다.
무장공비침투 등 북한의 방해가 예상되는데다 비용도 만만치않아
반납한 것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그때 기준으로는 꽤나 선거용으로
포장할 수도 있었을 아시안게임을 반납하기란 결코 쉽지만도 않았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때이르게 들뜨지 않도록 하려는 배려 때문이었다면, OCED(경제협력개발
기구)가입에 집착해 있는 현정부관계자들이 본받아야 할 필요가 있다.
어쨌든 지금 우리 경제가 안고 있는 문제는 테크노크라트층의 처방
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렵다는 측면에서 심각성이 있다.
지금까지 경제가 어려워지면 환율을 올려 돌파구를 마련해온게 경제
관료들의 처방이다.
1.2차 석유파동에 대처하기 위한 수단도 그랬고, 80년대 중반에도
그랬다.
쉽게 말해서 돈가치를 떨어뜨려 무차별적인 강제감봉조치를 취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의도적인 큰 폭의 환율조정은 당장 미국 등의 제동을 불러올 것이고,
대내적으로도 감내하기 어려운 부담을 결과하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서도 환율이 오르고 있기는 하지만, 더이상 대폭 오를
가능성은 희박하다.
대폭적인 원화절하는 소소한 생필품까지 수입의존도가 커진 현상황
에서는 과거보다 더 큰 물가불안을 부를 것이고, 이는 필연적으로 집값
등 부동산가격을 부채질할 것이기 때문에 마땅한 선택이라고 할 수도
없다.
그 어느 때보다 정책수단 선택의 폭이 줄어들었다는 얘기가 된다.
우리 경제의 구조적 문제들을 경제장관까지 포함한 관료층에서
해결하기는 어렵게 돼있다는 말로 이어질 수 있다.
관료층 그 이상이 나서야 한다.
부총리가 가락동 상인들에게 "물가안정에 앞장서서 국민들이 물가걱정
없이 살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해서는 지위가 낮아서 효과가
없으니 총리나 대통령이 나서서 말해달라는 의미가 아니다.
관료층이 알아서 할 일이 못되는 결정, 보다 본질적인 차원의 결단이
요구되는 시점이 됐다고 보기때문에 하는 말이다.
고지가 고임금 고금리 등 우리 경제를 짓누르고 있는 고자항렬의
대수술은 이제 정치적 결단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그것은 이른바 "특혜시비"에 말려들지 않겠다는 몸조심만 해서도
될 일이 아니다.
얻는 표보다 잃는 표가 더 많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 그것은 글자그대로
결단이어야 한다.
싼 공장부지공급이 우선 과제다.
실제로 그 땅을 생산.주거용도로 쓰고 있는 지주와 사놓고 값 오르기만
기다리는 부재지주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
경작농민 등 실제 사용지주에게는 동일한 효용의 부동산대체취득이
가능한 선에서, 부재지주에게는 취득가에 은행금리를 보장하는 가격으로
수용, 용도전환제한.100년 임대조건으로 파격적인 싼 값에 공장부지를
공급하면 어떨가.
국민경제에 큰 보탬이 될 것은 명확하다.
돈이 생기면 땅에 묻어둬야 한다는 잘못된 인식이 뿌리채 흔들릴
것은 불을 보듯 명확하다.
그러나 그것은 정치권의 현실에 대한 냉철한 인식과 자기희생을
각오한 결단없이는 불가능하다.
토목비용포함 평당 100만원이 넘는 공장이 들어서는걸 치적으로
여기는 지자체장이나 정치인에겐 하나마나한 소리일지도 모른다.
우선 손쉬운 휴전선인근 땅만이라도 지금 싸게 국가에서 확보하는
방안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임금안정도 결코 불가능하지만은 않다.
임금상승에 기관차 역활을 하고 있는 자동차 조선업종과 정부투자
기관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
그것은 상대적인 저임속에서 그나마 회사가 문을 닫지않을까 전전긍긍
하는 불황 중소업체 근로자들의 박탈감을 덜어주는 형평의 조치이기도
하다.
저축이 땅으로 가지않고 과소비가 진정된다면 고금리는 그냥둬도
꺾이게 마련이다.
다음번 선거가 아니라 다음 세대를 생각하는 정치, 그 결단이 있으면
경제문제는 해결될 수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