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세계경제참여''를 주제로 한 제6회 북한경제국제학술회의가 20일
호텔롯데 사파이어 볼룸에서 개최됐다.

한국경제신문사 북한경제연구소와 한국경제연구원이 공통주최한 이번
학술회의에서는 북한의 개방노력과 실상및 한국기업의 역할등에 관한 4개
주제별 발표및 종합토론이 있었다.

오전 회의에서는 ''북한경제개방의 필요조건과 지원자원'' ''북한의 기업과
산업화전략''이 논의됐고 오후에는 ''북한의 세계경제 참여방안'' ''북한경제의
세계화와 한국기업의 역할''이 논의됐다.

이날 발표된 ''북한의 세계경제 참여방안''을 요약 소개한다.

( 편집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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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 터크 < 미 국립APEC센터 선임자문관 >

냉전종식과 공산주의의 몰락은 세계경제체제를 크게 바꾸어 놓았다.

개별경제체제들은 이제 상호연결과 의존을 통해 점차 세게경제체속으로
통합되고 있는 추세다.

우루과이라운드(UR)의 타결과 세계무역기구(WTO)의 창립등은 이같은 세계
경제질서의 변화를 잘 보여주고 있다.

특히 지난 94년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기구(APEC) 지도자회의에서
채택된 "아시아.태평양지역의 경제적 협력"과 아세안 자유무역지대에 관한
합의는 아시아지역이 역사상 유례없는 무역확대와 경제성장의 시기로 진입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다.

APEC지역에서 상업적 활동이 급격히 증가하는 것을 적절히 유지하고 이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통신체계 발전소 도로 항만등 사회간접자본(SOC)부분에
약 3조달러의 투자가 필요한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현재 이들 사업에 필요한 투자자본은 충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이 자본은 높은 수익률과 투자비용의 안전한 회수가 보장되는 지역에 투자될
것이다.

앞으로의 무역 산업 서비스업의 성장과 확대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기술의"의 변화다.

이같은 기술발전은 19세기 산업혁명의 시기에 기술이 수행했던 것과 같은
핵심적인 역할을 것이다.

기술의 변화에 성공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는 국가는 주변국들과의 경제적
격차가 회복할수 없을 정도로 커지고 낙후될 것이다.

이러한 세계경제와 아시아지역 경제체제변화의 흐름속에서 북한이 처한
상황은 분명하다.

북한사회에서 경제개혁이 늦어질수록 북한과 다른 아시아국가들의 격차는
더욱 커질수밖에 없다.

다시말해 북한내에서 경제개혁이 빨리 시작될수록 북한에게는 유리하다는
말이다.

북한이 경제개혁을 시작할때 받을수 있는 불이익이나 정치적 혼란을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북한 군부가 경제개혁을 원한다면 그들이 개혁의 성공을 위해 취해야할
조치들은 무엇이고, 또 그에 따른 불이익과 정치적 부담이 무엇인지 우리
모두 잘 알고 있다.

북한이 시장경제로의 진입을 위해 필요한 몇가지 조치를 취한다면 북한에게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는 몇가지 전략적 환경이 있다.

북한이 유럽국가들과 일본등을 중심으로 안고 있는 약 40억달러에 이르는
대외부채는 규모상 많은 액수라고 할수는 없다.

구체적인 재정적 지원약속이 없더라도 한국과 미국이 최소한의 묵시적
동의와 지원만 해준다면 북한은 국제사회에서 새로운 차관을 얻을 수 있다.

북한이 사회간접자본시설등에 투자할 자본을 조달할수 있는 또 하나의
방법은 국제금융기관들과 좋은 관계를 맺고 이들 기관의 회원국이 되는
것이다.

북한당국은 이미 두만강개발사업등에서 유엔개발계획(UNDP)과 긍정적인
관계를 유지한 경험을 갖고 있다.

한국과 미국의 묵시적 동의만 있다면 아시아개발은행(ADB)이나 세계은행
같은 국제금융기관들은 아마도 북한과의 관계를 재개하거나 북한을 회원국
으로 받아들일 것이다.

하지만 북한이 이들 국제금융기관과 거래하거나 회원국이 되기 위해서는
체체개방이 선행돼야 한다.

현재 조성되고 있는 남북간 긴장관계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남한에 대한
군사적 도발자세와 호전성을 완하시킨다면 남한이 북한을 경제적으로 지원할
것이라는게 국제사회의 인식이다.

특히 남한의 젊은세대들은 전쟁을 체험한 기성세대보다는 북한에 대한
적개심등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이는 북한이 앞으로 남한과 좋은 관계를 형성할수 있는 밑거름이 될수도
있다.

남한과의 경제협력은 북한에게 투자자본 조달, 시장확보, 해외시장개척
등에서 많은 경제적 기회를 제공할수 있다.

북한당국이 그들의 경제체제를 세계경제로 진입시키기 위해서는 몇가지
근본적인 정치적 결단을 내려야 한다.

그것은 남한및 미국과의 정치적.군사적 긴장관계를 해소하는 것이다.

앞으로 APEC지역에서 일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수십년간의 경제성장은
북한의 경제개혁에 필요한 투자재원과 북한제품에 대한 시장의 형성을
가능케 하는 부를 창출할 것이다.

남한은 북한의 경제발전을 위한 투자자일뿐 아니라 북한제품을 수입할수
있는 거대한 시장이기도 하다.

북한이 남한기업들과 관계를 맺는다면 북한은 남한의 많은 기업인및 경제
전문가들을 이용, 그들의 경제를 세계시장에서 경쟁할수 있는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

북한이 진정한 개혁을 수행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우선 외부세계
와의 적대적 긴장과 군사적 갈등을 완화하는 것이다.

또 발전된 기술을 도입할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되도록 많은
북한인들을 외부세계에 접촉시키는 노력도 필요하다.

이러한 조치는 북한에게 그들만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킬 것을 요구하는
것이다.

이는 단시간에 해결될수 있는 것은 아니며 어느 정도의 시간과 강력한
정치적 의지와 결단이 필요한 일이다.

북한이 취해야할 정책은 정부의 관리와 경제관료, 학자들을 해외에 대규모
로 파견해 세계경제에 대한 이해를 획기적으로 높이는 것이다.

외국의 유수대학에서의 연구활동이나 국제회의에 활발히 참석하는 방안등이
적극 활용돼야 한다.

이와함께 주요국가들에 대한 외교활동을 보다 강화하고 가능한한 빠른
시일내에 미국과 남한에 상호 연락사무소를 설치해야 한다.

해외부채에 대한 상환계획을 재조정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는 신규차관을 얻을수 있는 자격을 갖춘다는 면에서 중요하다.

이를 위해 자체자원개발 노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국제금융기관들을 통한
자금조달도 확대해야 한다.

해외투자를 유치하고 경제의 대외수출능력을 제고시키기 위한 필수적인
조건인 사회간접자본의 건설에 필요한 자금조달방법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

이와함께 남한과의 경제적 협력이 북한에게 절대적으로 중요한 기회를
가져 온다는 것을 인식하고 점진적으로 시장경제체제 진입을 위한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