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한정기 경영진이 공개매수기간중에 자사주펀드 가입을 결정 경영진
중립원칙에 위반된다는 지적이 일고있다.

또 범한정기가 자사주펀드에 가입한 국민투자신탁이 펀드가입전 범한정기
주식을 취득한 것으로 드러나 내부정보를 이용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범한정기는 큐닉스컴퓨터의 주식공개매수기간중인 지난 19일 국민투자신탁
자사주펀드에 3억원을 가입했다.

범한정기는 펀드가입 배경에 대해 경영권 방어를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대주주의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 회사자금으로 주가를 공개매수가격
이상으로 떠받쳤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공개매수대상 기업의 경영진들은 이 기간중에
중립을 지켜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회사와 대주주를 별개로 보고 회사자금으로 경영권 방어에 나서서는
안된다는 설명이다.

충북대 송종준교수는 "회사가 대주주를 위해 자사주를 사거나 자사주펀드에
가입하게 되면 이는 회사가 대주주의 백기사(white knight)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라며 회사가 대주주를 위해 경영권을 방어해서는 안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증권거래소 이준섭 연구위원도 "유럽의 경우 대부분의 국가에서 공개매수
기간중 자사주취득을 금지하고 있다"면서 자사주취득 또는 자사주펀드가입은
일반 주주에 대한 경영진의 중립원칙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신증권정책을 수립하면서 공개매수기간중 경영진들에게 중립을
지키도록 했으나 자사주취득과 자사주펀드가입에 대해서는 예외로 인정하고
있다.

한편 범한정기가 자사주펀드에 가입한 국민투자신탁은 이에 앞서 이 회사
주식 약 2000주(약1%)를 매입, 내부정보를 이용하지 않았느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또 주식매입대금이 고객자금(신탁계정)이고 매수가격이 공개매수가격인
3만2000원이상이어서 자사주펀드를 유치하기 위해 신탁계정을 이용하지
았았느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국민투자신탁은 이에 대해 범한정기주식이 투자가치가 있어 매입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 박주병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