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영(회장 엄상호)이 20일 서울지법에 전격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이에 따라 건영의 제3자인수 작업이 원점으로 되돌아가 장기화되게 됐다.

건영은 대리인인 허정훈변호사를 통해 이날 오후 법정관리 담당재판부인
서울지법 민사합의50부(재판장 권광중부장판사)에 회사정리절차개시및
재산보전처분 신청서를 접수시켰다.

건영은 신청서에서 "부동산및 주택 경기침체로 7백94억원 상당의 완성.
미완성된 주택 상가등이 적기에 분양되지 못하면서 자금부담이 가중된데다
동부이촌동 재개발 사업, 사업용 용지취득, 미국 중국등 주택개발사업등에
4천1백91억원의 과다한 투자로 연간 5백69억원의 이자부담이 생겨나는등
재정적 파탄을 일으켜 법정관리를 신청하게 됐다"고 밝혔다.

건영은 이어 "본 회사가 파산 또는 청산됐을 경우 1천1백25개에 이르는
공사하도급및 자재납품등의 거래업체가 심각한 경영위기에 직면하고 도산돼
종업원의 생계가 위협당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 "현재 수행중인 57개의 공사현장에서의 공사가 중단돼 아파트 입주
예정자의 입주불가능, 지하철.고속철도공사등 중요국가기간 공사 차질등의
피해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건영은 이와함께 "자산규모가 8천8백억원이고 부채총액이 7천9백68억여원
으로 자산에 잉여가 있고 올해 도급한도액이 5천4백63억여원에 이르는등
갱생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건영은 특히 "주거래은행이 회사의 정상화를 위해 최대한의 자금지원을
하고 있으며 법정관리 신청에도 동의하고 새로운 경영자를 찾고 있으므로
법정관리가 받아들여져 다수 채권자의 이익을 보호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
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건영의 엄상호회장과 동성종건의 허진석회장은 건영인수에 합의
하고 이날 서울은행을 찾아와 자금지원 협조를 요청했으나 서울은행은
동성종건의 총체적인 경영능력이 입증되지 않는한 자금지원을 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건영은 19일 1차부도를 낸 19억여원을 20일 결제, 최종부도는 모면
했다.

< 한은구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