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선의 3연패냐, 이정원의 첫 여류국수 등극이냐"

지난 6월 국내 여류프로기사 전원이 참가한 가운데 개막된 제3기
여류국수전은 저력의 윤영선 초단과 복병 이정원 초단의 대결로 압축,
오는 23일부터 시작되는 결승3번기로 자웅을 겨루게 됐다.

특히 이번 제3기 여류국수전은 결승전은 "관록"대 "다크호스"의 대결
국면을 띄고 있어 바둑팬들에 흥미를 더하고 있다.

윤영선 초단 (19.동덕여고졸)은 이영신 초단(19)과 함께 한국을
대표하는 여류기사.

1,2기 여류국수 타이틀을 차지하면서 국내 여류기계 1인자로
군림하고 있는 윤초단은 남치형 초단과 1기대회 준우승자 이지현 초단을
누르고 가볍게 결승에 선착, 대회 3연패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에 맞서는 이정원 초단 (21.EBS바둑해설)의 기세도 만만찮다.

만년 우승후보 황염 이단과 김민희 초단을 제압하고 4강에 진출했던
이초단은 지난대회 준우승자이자 보해컵 세계대회 준우승을 차지한
강력한 우승후보 이영신 초단을 꺾으면서 대회 최대 파란을 연출했던
강승희 초단을 준결승전에서 여유있게 19집반 차이로 제치고 결승에
올라 첫 여류국수 등극을 넘보고 있다.

객관적 전력면에서는 여류국수를 2연패하는 등 관록을 자랑하는
윤초단이 다소 앞서고 있다는 것이 바둑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지적이다.

두기사는 지난6월 올 첫 대국을 벌였으나 윤초단이 승리한 바 있다.

그러나 한치 앞을 내다볼수 없는 것이 바둑의 속성이라 이같은 객관적
전력만으로 승부를 장담할 수 없다.

더구나 하루가 다르게 기력이 발전하고 있는 이정원 초단은 특히
지난 7월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더욱 승부를 예측하기 어렵게
하고 있다.

이초단은 지난7월 열렸던 삼성화재배 예선1차전에서 김태현 사단과
한상열 사단 등을 눌러 남자프로기사들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었을 정도로
무시못할 다크호스로 등장했다.

윤기현 구단은 "대회2연패를 기록중인 윤영선초단이 보다 유리한 고지에
서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정원 초단도 최근 기력이 일취월장 하고있어
두기사의 승부를 예측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제3기 여류국수전은 유력한 우승후보가 초반 탈락하는 등
이변이 속출하는 가운데 눈에 띄게 향상되고 있는 여류기사들의 기력을
확인할 수 있어 흥미를 더하고 있다.

< 김형배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