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은 가덕도신항만 수영정보단지 경전철사업 등 최소
5천억원에서 최대10조원이 투자되는 이들 대규모 사업권을 따내기
위한 물밑 작업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는 것.
세계적인 국제항만도시인 부산의 지역경제가 신발 섬유 등 주종
산업의 침몰로 그동안 상당히 위축돼 왔으나 항만개발과 오는 2002년
아시아경기대회를 계기로 대기업들의 진출이 가시화돼 지역경제에
큰 활력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대기업들이 가장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은 오는 2011년 완공
예정인 가덕도신항만 개발사업.
당초 일반부두 포함 33개 선석규모에서 컨테이너부두 24개 선석과
자동차전용부두 등 총25개 선석으로 규모가 축소됐으나 물류관련시설
금융센터 배후도시 등이 함께 들어서는 국내 최대의 항만개발사업이다.
정부는 항만시설 등 SOC사업을 적극 추진한다는 방침에 따라 각
부처의 관심이 집중돼 사업성이 뛰어나고 빠르면 내년 11월 착공될
예정이며 민자 3조7천6백억원을 유치할 계획이다.
현재 사업의향서를 제출한 기업은 삼성건설 대우 동아건설 LG건설
포스코개발 대림산업 극동건설 롯데건설 현대건설 등 9개사와 하역
업체 및 해운선사들이 치열한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들기업은 단독으로 사업비 전액을 감당하기가 어려워 삼성건설을
중심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할 의사를 보이고 있으며 이미
내부 합의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내에 사업전담팀을 가동중이며 해앵수산부 협의, 컨소시엄 참여
업체들간의 구체적인 투자지분 및 공사분야등을 각기업간 대화채널을
통해 의견을 조율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다 김영삼대통령이 지난5월말 바다의날 행사에서 가덕도
신항만의 조기개발을 약속했고 정부도 지난6월 중앙정부의 재정을
최대한 지원할 방침이라고 밝혀 사업은 순조로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따라 정부는 항만기본계획을 확정하고 9월말까지 민간사업자를
선정, 내년 11월에 첫삽을 뜰 예정이다.
21세기 정보도시건설의 역점사업으로 가덕도신항만개발과 함께
추진중인 수영정보단지 조성사업에는 선경그룹의 단독참여가 확정돼
내년11월 착공해 오는2001년 완공할 계획이다.
수영비행장으로 사용중인 34만8천여평을 국방부로부터 넘겨받은
부산시는 수영정보단지 (주)설립 조례안을 시의회 통과를 거쳐 선경
그룹과 제3섹터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한다.
선경그룹은 수영정보단지가 완공돼 본격 가동에 들어가는 오는
2001년까지 텔레콤센터 국제전시관 등 기반시설에 2조원을 투자하는
것을 포함, 총 10조원의 건설비가 투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비지니스파크 국제교류단지 멀티미디어산업단지 등이 가동에
들어가는 2002년에는 연간10만명의 고용창출과 연간3조원의 생산
유발효과가 기대된다.
오는 2002년 아시아경기를 대비한 관광산업 육성을 위해 "부산
관광개발"이 부산시 한국관광공사 현대 대우 삼성 롯데 LG 등 5개
대기업과 부산의 12개 중소기업들로 구성된 민관합동법인으로
설립된다.
부산관광개발은 조만간 발기인대회를 열어 출자지분을 확정하고
기장군에 36홀의 골프장과 해운대온천센터의 개발사업을 맡게된다.
부산의 교통난을 해소할 초읍 하단 영도 기장 정관선 등 5개
노선과 부산-김해간 경전철사업은 대기업의 각축장이 되고있다.
LG 금호 대우 삼성 한진중공업 등이 이미 각노선별로 사업
의향서를 제출해 놓은 상태다.
부산-김해간 총연장 26.3km의 경전철사업에는 LG그룹이 한진
중공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5천7백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며
대우와 삼성도 사업에 적극성을 띠고있다.
금호건설도 컨소시엄을 구성해 서면경전철 사업에 뛰들 채비를
하고있다.
최근 정부와 사업비 산정방식 이견으로 기업들이 참여를 꺼리고
있으나 정부의 사업비 재산정등이 있을 예정이어서 민자유치에는
별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녹산공단 추가매립지인 1백50여만평에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시너지효과가 높은 대기업을 유치하려는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
그러나 수영정보단지의 경우 부산시가 일부 지분만을 가지고
참여하는 방식이어서 부산의 각종 개발사업이 민자유치를 핑계로
대기업들의 이익만 챙겨주고 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일부
제기되고 있다.
< 부산 = 김문권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