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연지동에 있는 중소업체 한맥섬유(대표 최재혁.33)를 찾아가면 잘못
찾아왔구나하는 착각을 저절로 하게된다.

섬유업체에 있어야할 직기 연사기 재봉기등은 어느곳에서도 볼수 없기
때문이다.

그대신 공장에는 최신형IBM호환기종컴퓨터와 필름출력기 스케너등이
빽빽히 들어서있다.

한맥섬유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섬유디자인과 날염전용 CAD소프트웨어및
CAM장비를 개발 판매하는 업체.

이 회사가 만드는 소프트웨어는 사양화로 치닫는 섬유업에 일대 활력을
불어 넣을 수 있는 것으로 업계로부터 평가받고 있다.

섬유원단의 제조과정에서 가장 많은 손작업이 들어가는 제도분야를
전부 컴퓨터시스템으로 처리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제도는 날염의 핵심과정으로 디자인의 색상이나 모양마다 일일이 분판을
만드는 작업.

수작업으로 하면 평균 분판 7장가량을 만들어야하며 1주일이상이 걸린다.

한달평균 제작비도 4천만원이상이 소요된다.

수작업제도의 가장 큰 어려움은 주문을 받았을때 기간이 오래걸려
제시간에 원단을 제대로 댈 수 없는 상황이 종종 발생한다는 데있다.

업계는 이문제로 크레임을 제기당하기도 하면서 경쟁력에 치명타를
입고있는실정이다.

한맥섬유가 개발한 소프트웨어는 이러한 난제를 해결해주고 있다.

이소프트웨어는 제도기간을 평균 1.5일로 대폭 단축시켰다.

경비도 3분의1수준이다.

특히 컴퓨터작업으로 디자인의 수정등이 쉬어져 그질을 크게 높일수있다.

최사장은 "현재 섬유업도 다품종소량생산체제로 변하고 있어 빠른
시간안에 디자인을 만들수 있어야 한다"며 "특히 이소프트웨어는 넥타이
스카프등의 고부가가치원단 제조에 있어 경쟁력을 크게 높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사장은 95년 첫작품을 개발했다.

미국 미시간주립대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최사장은 의류디자인
전문업체인미국CDI사,이탈리아비츄이사등과 국내대리점계약을 맺으면서
이분야에 본격 뛰어들었다.

현재까지 국내 2백여개 섬유업체에 납품했다.

미국과 일본에는 현지판매법인을 설립하고 해외시장개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미국 인도네시아 일본 이탈리아 터키등 세계7개국에 수출도
하고 있다.

특히 인터넷을 통해 섬유디자인을 미국익스프레스사에 수출하는 개가를
올리기도 했다.

인터넷수출은 기존 한달이상 걸리던 기간을 1주일로 단축시킬 수있다는
점에서 이회사가 적극 추진중인 전략이다.

미국클레이본사, 쿄토시립섬유대학등과도 인터넷수출협상을 진행중이다.

올해수출은 1백50만달러를 넘어설 전망.

이탈리아에는 기술개발법인을 두고 현지전문가 6명을 채용, 이탈리아의
첨단디자인기술의 진수를 소프트웨어개발에 접목시키고 있다.

본사에는 우크라이나의 컴퓨터공학박사2명을 선임연구원으로 초빙해
활용하고 있기도 하다.

"섬유를 사양산업이라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투자를 하지 않으면 어느 업종이고 사양산업이 될수 밖에 없다"는
최사장은 "섬유업도 기술개발이 활발히 이뤄진다면 국제경쟁력을 충분이
갖출 수 있는 업종"이라고 강조했다.

< 류성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