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는 위장병등 소화기질환자가 병원을 찾는 환자의 주류를 이뤘으나
최근에는 과다한 영양섭취와 식단의 서구화로 심근경색증 협심증등 허혈성
심장질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

"허혈성"은 심장에 영양을 공급하는 관모양으로 된 두가닥의 동맥인
관상동맥에 공급되는 피가 부족함을 말한다.

심근경색증은 보통 출퇴근 운전중 작업중에 갑자기 나타나는데 심장을
짓누르는 중압감을 느낌과 동시에 혈압이 뚝 떨어지면서 식은 땀을 줄줄
흘리게 된다.

응급치료 도중에도 혈압이 계속 낮아져 쇼크상태에 이를수 있다.

심근경색증은 관상동맥의 혈류가 완전히 막혀 발생한다.

이 동맥이 완전히 막히면 심장근육의 조직이 괴사함으로써 수시간내에
응급조치가 취해지지 않을 경우 돌연사할 위험성이 높다.

응급실에서는 혈전용해제를 혈관에 투입,심장혈관을 뚫게 되는데 빨리
투입할수록 효과가 크며 발병후 6시간이 지나 치료하면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한편 심근경색증 가운데 무증상일 경우도 많은데 환자가 모르고 지나치다가
어느날 갑자기 생명이 위험한 상태에 처할수 있으므로 평소의 건강체크가
중요하다.

협심증은 심근경색증의 초기단계라해도 크게 틀리지 않는다.

관상동맥이 완전히 막힌 것이 아니고 일종의 빈혈상태에 빠져 갑자기
가슴을 조이는 증상이 있다가도 일을 중단하면 이내 통증이 멈추게 된다.

찢어지는 듯한 통증과 무거운 것에 눌린 듯한 압박감이 심장에서 어깨 목
턱 심지어 치아까지 퍼져 나간다.

혈관확장제등을 사용해도 흉통이 30분이상 지속되면 "불안정성 협심증"
이라는 좀더 심한 협심증으로 분류한다.

협심증은 갑자기 날씨가 추워질때 매우 더울때 과식한 직후 정서적인 불안
또는 흥분상태가 계속될때 증상이 악화, 위험해질수 있다.

연세대 영동세브란스병원 김현승교수(내과)는 "흉통이 2~10분간 지속되면
협심증을, 30분이상 수시간 지속되는 경우에는 급성심근경색증이나 심낭염
급성대동맥박리(심장대동맥의 일부가 늘어져 피가 몰리는 것)등의 증세로
의심할수 있다"고 말했다.

20초미만의 짧은 흉통은 심장병일 가능성이 적다.

또 "허혈성심장질환자들은 약물요법이나 풍선확장술 스텐트(그물철망)
삽입술을 실시해도 혈액이 지질 콜레스테롤로 걸죽하기 때문에 일시적으로만
혈관이 뚫릴뿐 자주 막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유전적으로 혈액중에 콜레스테롤과 지질이 많은 사람도 있지만 생활환경에
의한 2차적 발병이 대부분이므로 충분히 예방이 가능하다.

걷기 달리기 골프 수영 등산 등의 운동을 하면서 담배와 술을 줄이고
동물성지방의 섭취를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교수는 "사람만남에 시달리고 시간에 쫓기면서 남에게 과시하거나 인정
받기 위해 능력에 넘치는 일을 하거나 화를 잘내는 것은 심장병에 좋지
않다"며 "욕심내지 말고 세상을 긍정적으로 보고 낙천적으로 사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정종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