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근 케이블TV망을 통해서도 인터넷 등의 통신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원칙을 밝힘에 따라 인터넷고속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다.

케이블TV망 가입자가 케이블모뎀을 설치하면 지금의 28.8Kbps
모뎀보다 300배 빨리 인터넷 항해를 즐길 수 있어서다.

특히 지금의 전화선을 통해서도 인터넷을 28.8Kbps 모뎀 사용시
보다 50배 가량 더 빨리 이용할 수 있는 ADSL(비대칭디지털가입자
전송장치)모뎀이 최근 개발되면서 인터넷의 "느림보 현상"이 해소될
날도 멀지않았다.

위성통신과 ISDN(종합정보통신망)도 인터넷고속서비스를 가능케
하는 유력기술로 꼽힌다.

그러나 케이블모뎀과 ADSL모뎀의 경우 국내업계의 발빠른 움직임
으로 빠르면 내년부터 인터넷이용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기술이어서
주목된다.

삼보컴퓨터는 최근 인텔코리아의 케이블모뎀을 이용해 인터넷 등의
통신서비스를 실시키로 하고 전략적 제휴관계를 맺었다.

이에따라 법적인 허가가 나는 대로 한강케이블TV사 및 인터넷
서비스업체인 아이네트기술과 여의도지역을 대상으로 시범서비스를
실시할 계획이다.

삼보컴퓨터는 자사의 PC로 이 서비스를 손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인텔코리아는 "지금의 10Mbps 급 케이블모뎀보다 전송속도가 3배
빠른 30Mbps 급 상용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라며 "인터넷의 병목현상
해소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케이블모뎀은 케이블TV사업자들에게 인터넷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발판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러나 케이블모뎀의 보급이 그리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ADSL모뎀이 이에 못지 않은 경쟁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의 일반전화선을 그대로 쓸 수 있기때문에 외국에서는 상당수
전화사업자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ADSL모뎀은 LG정보통신과 삼성전자 등이 개발에 나서고 있어
케이블모뎀과는 달리 국산장비로 인터넷고속서비스를 가능케 할
전망이다.

LG정보통신은 최근 T1급(1.544Mbps)으로 인터넷 정보를 받을 수
있는 ADSL을 개발했다.

회사측은 가정과 전화국에 ADSL모뎀을 설치하고 사용자가 인터넷
방식의 LAN카드를 PC에 꽂으면 ADSL을 이용해 인터넷을 즐길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올해말까지 T1급의 4배인 7Mbps 급으로 정보를 전송
받는 ADSL모뎀을 개발키로 하는 한편 한국통신과 협력, ADSL을
이용한 인터넷시범서비스를 적극 추진키로 했다.

삼성전자도 내년 상반기 목표로 ADSL모뎀을 개발중이다.

LG정보통신의 한관계자는 "ADSL모뎀이 현재로서는 속도면에서 약간
뒤지긴 하지만 인터넷을 쓰면서도 전화를 받을 수 있으며 케이블모뎀
과는 달리 전용대역폭을 쓰기 때문에 사용자수에 따라 전송속도가
영향받지 않는다"며 경쟁력이 충분할 것으로 전망했다.

< 오광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