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에서 전 세계 모든 나라들이 더 이상 핵실험을 실시하지 말자는
취지를 담은 포괄핵실험금지조약(CTBT)을 체결하기 위한 유엔 군축협상이
22일 지난 3년간의 노력에도 불구, 끝내 실패했다.

5대 핵강국의 핵폐기일정 제시를 요구하는 인도의 반대로 무산된 CTBT
체결 노력은 우회채택의 한 방편으로 이같은 협상 결렬 사실을 유엔 총회에
보고하자는 제안도 합의를 보지 못해 이번 총회 회기내 처리는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군축회의 61개 회원국들은 만장일치를 요구하는 현 CTBT 초안에 대한
인도의 거부권 행사에 따라 유엔 총회에 상정할 초안을 채택하지 못한 채
이날 제네바에서 의회의를 마감했다.

인도는 협정안에 미국, 러시아, 중국, 프랑스, 영국 등 5대 핵강국의
핵폐기일정이 명기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현 협정안은 단순히 핵보유국과
비보유국들만을 양분, 현 상황을 고착시킬 뿐이라고 주장해 왔다.

이와 관련, 인데르 쿠마르 구즈랄 인도 외무장관은 "핵강국들이 기존의
핵 주도권을 포기하는데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은 슬픈 사실"
이라고 비난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