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그룹회장이 최근 호텔신라에서 열린 "IOC위원 피선
축하연"자리에 참석한 회장단과 사장단에 미화 15달러 상당의 비타민을
선물로 준 것으로 밝혀져 화제.이날 참석자들이 받은 "회장 비타민"은
이회장이 미국 애틀란타 올림픽을 참관하고 귀국하는 길에 구입한 것.

특히 이회장은 이를 선물로 주면서 "몸이 건강하지 못하면 가장 불쌍한
것은 부인이나 자식 등 가족"이라며 "여러분들 자신보다 가족을 위해서
건강에 유의해야 한다"고 언급.

이회장은 이어 "여러분들이 이자리에 오르기까지는 개인적 노력도
있었지만 회사차원의 투자도 수십억원에 달했다"며 "고급 임원일수록 자기
건강은 스스로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는 것.

이날 축하연은 외부인사 참석없이 그룹 계열사 회장단과 사장단, 비서실
팀장급 등 60여명의 임원들만 참석한 조촐한 자리였다고 한 참석자는 전언.

축하연은 이회장의 인사말에 이어 케이크 커팅, 임경춘 자동차부회장의
건배제의, IOC위원으로서의 이회장 활동상을 담은 비디오물 상영 등의
순으로 이어졌다.

이회장은 이날 인사말을 통해 "여러분들이 좋아하는 것을 보니 기분은
나쁘지 않지만 IOC위원이라는 자리가 이렇게 축하받아도 되는 자리인지
모르겠다"고 언급.

이어 자형 테이블에 둘러 앉아 식사를 하면서 자유롭게 담소를 나누었는데
이과정에서 이회장은 한 원로급 임원에게 "선대회장 시절과 지금의 차이점이
뭐냐"고 질문했다고.

이같은 질문에 대해 이 임원은 "선대회장 시절엔 사장들이 회장의 의중을
파악하고 그에 맞춰 행동하는 데 많은 관심을 기울였고 지금은 회장께서
IOC위원에 선임된것처럼 전세계적으로 활동하다보니 사장들의 관심도 자연히
세계화나 국제화 등에 많이 쏠려 있는 것 같다"고 대답했다는 것.

< 이의철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