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조립해 완성한 모형카가 흙먼지를 날리며 신나게 달리는 것을 보면
더할 수 없는 스릴을 느끼게 되죠"

과천 남서울대공원 인근의 운동장에서는 한달에 한번씩 무선 모형자동차
경주대회가 열린다.

자그만 덩치의 자동차가 시속 50~60km로 달리며 시끄러운 배기음을 뿜어
내면 주위에는 몇십명이 순식간에 몰려든다.

무선 모형자동차 동호회인 "스피드" 회원들은 이처럼 정기적으로 이곳에
모여 모형카의 연습경기를 펼친다.

"스피드"는 지난 93년 모형카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 결성됐다.

당시 40여명에 이르던 회원이 지금은 10여명으로 줄어들긴 했지만 "스피드"
클럽에는 여전히 활기가 넘친다.

회장을 맡고 있는 백승민씨(19)는 "회원중에는 학생들이 많기 때문에
군입대나 취업등 이런 저런 이유로 탈퇴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오히려
탈퇴한 이후 또다른 모임을 만드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그만큼 무선 모형자동차 동호인의 저변이 확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전국적으로 무선조종 자동차 동호인은 대략 10만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근들어 무선 모형자동차를 전문적으로 제작하는 업체들이 급격히
늘어나는 것도 수요층이 확산되고 있다는 것을 반영한다.

특히 한국무선조종모형협회등 모형자동차와 관련된 각종 단체에서 매달
한두차례씩 모형차 경기를 열어 동호인의 모임을 활성화시키는데 자극제로
작용하고 있다.

"스피드"의 회원들은 대부분 스스로 조립한 모형카를 갖고 있다.

온갖 종류의 자동차를 갖고 1주일 넘게 조립하면서 자동차의 구조나 부품을
터득하게 되는 것도 하나의 보람이다.

회원중 몇몇은 직접 제작한 모형카가 10대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

회원중 한사람인 백승민씨는 "2년에 한번씩 열리는 국제 무선조종 모형카
경기대회에 참석해 우리의 실력을 검증받는게 꿈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직도 선진국에 비해 모자란 모형카의 성능을 향상시켜야
하고 동호인 모임도 더욱 더 활성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무선조종 모형카 경주를 즐기기 위해서는 차체.조종기와 함께 모터 또는
엔진을 각각 구입해야 하는데 전동차의 경우 보통 10만원선, 엔진차의 경우
50만원 이상이다.

< 정종태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24일자).